[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6 리우 하계 올림픽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오는 6일(한국시각)부터 21일까지 브라질 리우를 중심으로 열리는 올림픽에서 한국은 늘 그랬듯 금메달 10개 이상, 종합 10위권 이내라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상황은 쉽지 않다. 한국과 딱 12시간 차이가 나는 정반대의 시차, 지카 바이러스라는 무서운 질병의 공포, 경찰들이 시위를 벌이는 최악의 치안, 게다가 고작 204명의 선수단으로 1984 LA올림픽 이후 역대 최소인원으로 임하는 올림픽이다.

일각에서는 ‘역대 최악의 성적이 우려된다’고 말할 정도. 이런 부정적 시선마저 딛고 한국은 최소 인원이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을지 기대 받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종목을 경기가 열리는 날짜(이하 한국시각)순으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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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 개막보다 먼저 시작하는 축구, ‘런던 기적’ 재현할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개막도 하기 전인 5일 첫 경기를 가진다. 이번 축구대표팀이 더 기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국내 4대스포츠 중 남자 선수들이 출전하는 유일한 종목(야구는 올림픽 종목 제외, 농구, 배구는 올림픽 아시아 예선 탈락)이며 여자를 통틀어도 여자 배구와 함께 유이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대표팀에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박주영, 기성용, 구자철 등 최고의 멤버들이 홍명보 감독 지휘아래 해냈던 동메달 기적을 이제 손흥민을 주축으로 석현준, 장현수, 권창훈 등이 신태용 감독 지휘 아래 해내야한다.

남자대표팀은 대회 최약체로 여겨지는 피지와의 5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8일에는 우승후보 독일, 11일에는 금메달 2연패를 노리는 멕시코와 경기를 가진 후 토너먼트 진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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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 올림픽의 시작은 또 진종오부터? 명예회복 꿈꾸는 박태환

사격의 진종오로부터 늘 한국 올림픽은 시작됐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금메달을 안겨준 선수는 진종오였다. 또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진종오는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바 있다.

진종오가 기대되는 것은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첫 개인 3연패. 여자 양궁의 김수녕(금4)과 여자 쇼트트랙의 전이경(금4)이 진종오보다 많은 금메달을 따냈지만 3번 연속은 아니었다. 진종오의 첫 금메달 사냥은 개막 다음날인 7일(10m 남자 공기권총)부터며 11일에는 50m 남자 권총에서 2관왕까지 노린다.

또한 7일에는 전국민이 기대하는 ‘마린보이’ 박태환의 감격적인 올림픽 재도전이 시작된다. 참으로 힘겨운 시간이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이 박탈당하는 등 금지약물 스캔들로 지난 3월까지 1년 6개월간 약물로 인한 징계를 받았던 박태환은 징계가 해제된 후에도 ‘금지약물 적발 선수는 향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이중처벌을 명시하던 대한체육회와 법정싸움을 벌였다.

그러다 올림픽 최종명단 제출 직전인 7월 초 극적으로 대한체육회에 법적인 승리를 따내며 올림픽에 나가게 된 박태환은 7일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400m를 시작으로 9일에는 200m에도 나가며 명예회복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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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 ‘8연패’노리는 여자 양궁 단체

한국 여자 양궁 단체팀은 1988년부터 2012 런던 올림픽까지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무려 24년간 7연패의 업적. 이제 기보배-장혜진-최미선으로 이뤄진 여자 양궁 대표팀은 선배들이 해왔던 7연패의 업적을 잇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역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연속 우승(연패)이 많았던 것은 미국 남자 수영 400m 혼계영으로 1960년 이후 2012 런던올림픽 직전까지 무려 13연패였다. 8일 열리는 여자 양궁 단체전을 통해 8연패를 달성한 후 미국 남자 수영팀의 위대한 업적을 넘어서려는 여자 양궁 대표팀이다.

▶9일 : ‘금빛 메치기’ 노리는 유도

여자 양궁 단체로 떠들썩할 8일부터는 효자 종목인 유도가 시작된다. 남자 -66kg급의 안바울을 시작으로 9일에는 현 유도대표팀에서 가장 금메달이 기대되는 재일교포 3세 안창림(-73kg급)과 20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김잔디(-55kg)가 나선다.

유도 대표팀 역시 그동안 올림픽에서 예전만큼 효자 노릇은 못하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유도가 금메달 2개에 동메달 1개라는 역대급 성적을 거두며 기대를 받고 있다. 8,9일 열릴 금빛 메치기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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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9, 20일 : ‘종주국 자존심’ 태권도, 배드민턴 이용대의 윙크 한번 더?

18일부터는 한국이 종주국인 태권도가 시작한다. 남자 -58kg급의 김태훈을 시작으로 여자 -49kg급의 김소희도 출격한다. 태권도가 잘해줘야 하는 것은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종목 채택 이후 한국의 금메달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드니에서 금메달 3개였지만 2004 아테네에서는 금 2개였다. 다행히 2008 베이징에서는 금 4개로 명예회복 지만 2012 런던때는 금1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역대 최다인 5명이 출전하는 태권도에서 가장 기대 받는 것은 19일 출전하는 남자 -68kg의 이대훈. 이미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고등학생으로 금메달을 땄던 이대훈은 역대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다. 런던 올림픽 은메달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4년을 준비해온 이대훈이다.

20일에는 이용대·유연성 조가 나서는 배드민턴 남자 복식이 열린다. 현 세계 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 조는 이미 조편성도 죽음의 조를 피해 8강 진출이 무난해 보인다.

역시 기대를 모으는 것은 이용대. 이용대는 벌써 8년전인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효정과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전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하며 수많은 여성팬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이번 역시 이용대가 유연성과 조를 이뤄 우승을 차지한 후 윙크를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21일 : ‘세계 최강’ 여자 골프에 대한 기대, ‘올림픽 피날레’ 손연재

폐막 하루 전인 21일에는 한국 여성들의 힘을 전세계에 보일 기회다. 이미 LPGA에서 기이할 정도로 거의 모든 대회를 싹쓸이 중인 한국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나서게 된다.

‘전설’ 박세리를 감독으로 박인비, 전인지, 김세영, 양희영과 같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금메달을 노린다. 라이벌은 한국계 뉴질랜드 선수인 리디아 고다.

외신에서도 ‘리디아 고vs한국 선수’로 무려 112년만에 부활한 여자 골프의 금메달 향방을 예측하고 있을 정도. 박세리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금, 은, 동 모두 휩쓰는 것이 목표”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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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에 나서는 손연재는 마침 한국 선수의 메달 유력 종목 중 제일 마지막인 21일 배치됐다. 손연재는 배수의 진을 쳤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올림픽 전까지 출전한 6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했고 5차례나 개인종합 개인 최고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시아 선수에게 마의 점수로 불리는 74점대에 진입하며 74.900점으로 마지막 월드컵을 마쳤다.

현재 ‘세계최강’인 러시아 선수들은 약물 문제로 홍역을 앓다 다행히 올림픽 출전이 허가됐다. 하지만 러시아 선수들이 약물 문제로 제대로 된 마지막 준비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과 함께 무서운 성장세로 75점대까지 노려볼 법 하다는 손연재의 각오에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첫 메달은 물론 그 메달이 금메달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을 듯하다.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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