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창사(중국)=이재호 기자] MMA전적 무려 13연패다. 이정도면 더 이상의 효용가치, 아니 선수로서 자격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밥 샙(43·미국)의 경기라면 격투기의 문외한인 일반인이라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그 압도적인 피지컬과 흥행성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분명 양면성이 존재하는 밥 샙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밥 샙은 2일(이하 한국시각) 중국 후난성 창사 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로드FC 032 메인이벤트 무제한급 아오르꺼러와의 대결에서 1라운드 39초 만에 TKO패 당했다.

로드FC 제공
승부는 초장에 끝났다. 밥샙은 아오르꺼러의 강펀치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초반에는 접전이 일어났지만 곧 아오르꺼러의 연타가 작렬했고 결국 밥샙은 그 펀치를 이기지 못했다. 승부는 39초 만에 아오르꺼러의 TKO승리로 끝났다.

밥샙은 이번 패배로 무려 MMA 13연패를 당했다. 2011년 3월 스타브 이코노무에게 패한 후 약 5년간 MMA에서는 13전 동안 모두 패한 것. 가히 최악의 상황이다.

물론 그 사이 밥샙은 은퇴 선언 이후 한동안 물러나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RIZIN FF에서 아케보노에 승리하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그러나 당시 대회는 킥복싱이었기에 MMA 전적에 포함되지 않았다.

웬만한 선수라면 13연패를 당하기도 힘들다. 그 이유는 당연히 그렇게 연패할동안 13번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그전에 퇴출당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밥샙은 달랐다. 그 이유는 역시 그의 압도적 피지컬과 그에 따른 흥행성 때문이다.

밥샙은 딱 그냥 비춰지는 비주얼 자체가 일반인과 차원을 달리한다. 최홍만처럼 키로 사이즈를 압도할 수도 있지만 밥샙처럼 압도적 상체와 덩치로 사이즈 자체를 압도할 수도 있다. 아케보노, 아오르꺼러 같은 경우와는 달리 밥샙은 몸 자체가 근육덩어리이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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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언변 역시 뛰어나다. 이번 경기가 있기 전 창사에 도착해 “이곳이 아오르꺼러의 장례식이 열릴 곳인가”라는류의 거친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덩치에 비해 귀여운 면으로 흥행요소가 다분하다. 비주얼과 언변이 모두 되니 지더라도 늘 밥샙은 메인이벤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밥샙도 한계가 명확해졌다. 2013년 8월 이후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MMA 무대에서 또 지고 말았다. 연패는 12에서 13으로 늘었다. 그 사이 밥샙은 만 43세가 됐다. 21세인 아오르꺼러와 무려 22세의 나이차나 있었던 것은 격세지감일 수밖에 없다.

이제 그 압도적인 피지컬도 세월에 묻히고 말았다. 늘 그랬듯 밥샙은 디딤돌 역할만 하게 됐다. 이번 중국대회는 밥샙이 지면서 중국선수 아오르꺼러가 최홍만전 패배를 딛고 다시 스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밥샙은 이번 대회전 “긴 격투기 커리어를 했지만 챔피언 벨트를 매보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정말 챔피언이 욕심난다. 아오르꺼러전을 계기로 챔피언 벨트를 노려볼 것”이라고 했지만 한계가 드러나고 말았다.

분명 밥샙은 대회사나 관객들에게 참 매력적인 카드로 효용가치는 다분하다. 그러나 노쇠하고 13연패라는 치명타까지 안은 상황에서 분명 얼마 남지 않은 격투기 커리어에서 한계 역시 노출했다. 분명한 양면성이 존재하는 밥샙은 본인도, 로드FC도, 그리고 격투기 팬들에게도 참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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