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박태환의 스승 노민상 감독은 제자를 생각해달라며 취재진 앞에서 절을 했다. 그 이후 ‘한국의 관문’인 인천광역시장이 나서 박태환을 살려달라고 호소했고 박태환은 그 자리에서 스승이 그랬듯 자신도 무릎을 꿇고 절했다. 간절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한 박태환의 호소는 과연 대한체육회에 닳을 수 있을까.

유정복 인천시장은 2일 인천시청 2층 영상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태환도 함께 참석했다. 기자회견의 내용은 박태환을 국가대표로 발탁해달라는 것이었다.

호소의 절을 하는 박태환(위)과 노민상. 연합뉴스 제공
유 시장은 “금지약물 복용은 응분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박태환은 이미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처벌을 받았으며, 국내외 이와 유사한 이중 처벌 사례에서 규정을 변경해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던 선례도 있다"며 박태환에게 족쇄어진 이중 처벌 규정을 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초 회의를 통해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 약물을 복용, 약물 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 결격 대상'이라는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 6항을 개정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해 3월 징계가 풀렸지만 박태환의 국가대표 복귀가 힘든 이유다.

하지만 이 규정이 이중 처벌이라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중 처벌보다 금지약물 복용의 반사회적 정서가 있다”며 현재 이 부분을 논의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자 박태환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끝난 국가대표선발전을 겸한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대회 후에는 “올림픽에 불러만 준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스승인 노민상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절까지 했다. 제자의 올림픽 출전을 허락해달라는 강렬한 메시지였다.

유정복 시장과 박태환. 연합뉴스 제공
그리고 2일에는 박태환의 전 소속이었던 인천의 시장인 유정복까지 나서 강렬하게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박태환은 스승이 그랬듯 국민들 앞에 절을 하며 올림픽 출전을 호소했다.

스승은 절하고 시장이 나서고 박태환도 꿇었다. 박태환 측에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반성을 말과 행동을 통해 모두 보여주고 있다. ‘기록은 기록이고 규정은 규정’이라고 못 박았던 대한체육회의 반응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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