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우승 기회…"겨우내 체력 훈련 덕"

윤슬아가 퍼팅한 볼을 주시하고 있다.
"살아 남으려면, 뒤처지지 않으려면 변해야 하지 않나요"

윤슬아(30·파인테크닉스)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선수들이 주름 잡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몇 안 되는 30대 선수다.

올해 11년차인 윤슬아는 통산 3승이나 올린 실력파다.

하지만 그는 2014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통산 세번째 우승을 따낸 뒤 지난 시즌은 형편없는 성적으로 마쳤다. 우승은 커녕 '톱10' 입상조차 딱 한번 뿐이었다. 상금랭킹 62위로 밀려 2014년 우승이 없었다면 올해 시드마저 잃을 정도였다.

29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골프장(파72·6천429야드)에서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8개를 쓸어담아 64타를 몰아친 윤슬아는 "지난 겨울 맹훈련 덕을 봤다"고 말했다.

윤슬아는 작년 시즌 부진을 "배가 불렀던 것"이라고 단언했다.

눈높이에 도저히 맞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쥔 윤슬아는 1월부터 두달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강도 높은 거울 훈련을 소화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입에 단내가 나도록 체력 훈련을 감행했다. 몸무게는 1㎏밖에 빠지지 않았지만, 체질량 지수가 21%에서 16~17%로 떨어졌다. 지방이 빠진 자리는 근육이 대신 자리를 잡았다.

윤슬아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이대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어린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고 밝혔다.

그래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후배들에게 비거리는 도저히 쫓아가기 힘들다고 그는 토로했다.

"요즘 후배들은 우리 세대와 달리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체력과 스윙 훈련을 받으며 성장했다"는 그는 "이런 후배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으려면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처럼 선두권에 포진해 우승 경쟁을 벌이게 된 윤슬아는 "그래도 덤비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매홀 파를 한다는 기분으로 2, 3라운드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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