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권아솔(30)이 막말 퍼레이드와 테이블 뒤집기를 한 후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권아솔은 이름을 올렸고 격투기팬을 넘어 일반인들의 관심이 폭주했다. 권아솔은 대체 왜 그런 언행을 보인 것일까. 그리고 막전막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현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6일 오후 1시 30분 서울 강남구 로드FC 압구정짐에서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로드FC 030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무제한급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명현만, 최홍만, 여성 스트로우급에 임소희, 로드FC 031에 나서는 권아솔과 이둘희가 참석했다.
사실 이날 기자회견의 주인공은 권아솔, 이둘희라기보다 열흘 후에 경기를 앞두고 있는 명현만, 최홍만, 임소희였다. 하지만 정작 화제가 된 것은 권아솔이었다.권아솔은 막말을 쏟아내기 전부터 다른 선수들과는 달랐다. 기자회견이 있기전 모든 선수들은 개인의 포토타임을 가졌다. 명현만-임소희-최홍만의 순서 때는 무난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권아솔의 차례 때 권아솔은 포토타임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인사만 하고 바로 착석하려하자 사회자가 당황한 듯 ‘사진 포즈 좀 취해달라’고 하자 다시 나와 사진기자 앞에 섰다.
하지만 포즈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간소했고, 조롱하는듯한 손동작으로 의아심을 자아냈다. 심지어 왼쪽, 중앙, 오른쪽으로 시선을 나눠가며 포즈를 취하지만 오른쪽으로 순서가 가기도 전에 착석해버렸다. 이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다.
먼저 기자회견은 명현만-임소희-최홍만의 16일 중국 북경 대회를 앞둔 각오로 시작됐다. 세 선수에 대한 질의응답이 약 10분 넘게 진행됐고 이후에서야 권아솔과 이둘희의 5월 대회에 대한 질의응답이 시작됐다.이때 권아솔은 처음부터 막말을 쏟아냈다. “나에 대해서 말하면 난 로드FC의 라이트급 챔피언이다. 머리까진 돼지(이둘희)는 미들급이다. 저 돼지(이둘희)가 가식적인걸 안다. 저 녀석의 인터뷰를 봤는데 격투기 선수는 돈을 못 번다고 하더라. 그건 격투기 선배들을 욕보인 것이고 제자들을 불쌍하게 만든 것이다”라며 거침없이 말한 것.
권아솔의 도발은 이둘희에 대해서만 그치지 않았다. 아오르꺼러에 선배인 최홍만까지 도발하는 ‘광역도발’이자 ‘모두까지’가 나왔다.
“내 목표는 아오르꺼러다. 같은 체육관의 김재훈에게 비매너로 이겼다. 그때 사람들이 말리지 않았다면 내가 아오르꺼러를 끝냈을 것이다”며 지난해 12월 열린 중국 상해 대회 때에 대해 언급했다.
이렇게 자리에 있지도 않은 아오르꺼러를 도발하더니 이번에는 아오르꺼러와의 대결을 열흘 앞으로 앞두고 있는 ‘선배’ 최홍만에 대해 “홍만이 형이 왜 지금 여기서 격투기를 하시는지 모르겠다. 홍만이형은 돈도 많고 유명세도 있는데 왜 지금 되서 격투기를 하고 있으신지 모르겠다. 아오르꺼러랑 붙고 싶은데 홍만이 형은 10초안에 질 것”이라며 “최홍만 형의 실력을 다 아시지 않냐. 서커스 매치다. 저만이 아오르꺼러와 붙을 수 있다. 홍만이 형은 격투기를 이용해 돈 벌려고 하는게 아니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돌이킬 수 없는 말을 했다.
이 말을 듣고 최홍만은 고함을 지르며 퇴장했고 이때 권아솔은 뒤에서 테이블을 엎으며 “저랑 붙으실래요? 저랑 붙고 추하게 내려가실래요”라며 최홍만을 향해 소리쳤다.
최홍만은 이때 퇴장했다. 기자회견 후 홍보 사진을 위한 격투 시연회에도 당연히 빠졌다. 이후 일정에 참가해야한다는 로드FC 직원의 제지에 몸으로 뿌리쳤다. 최홍만은 퇴장 후 고함을 질렀고 이 고함은 기자회견장이 진행하고 있는 곳에도 들릴 정도였다. 최홍만의 퇴장을 말리다 밀쳐진 로드FC 직원은 농담으로 “최홍만을 고소해야겠다”며 웃을 정도로 최홍만을 말리기는 힘들었다.
권아솔은 이같이 광역도발을 한 것에 대해 “저는 원래 버릇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저로 인해 이 판(로드FC)은 재밌어 질 것”이라며 정당성을 부여했다.
기자회견이 종료된 후 분위기는 싸늘했고 이런 광경을 처음 본 ‘신인’ 임소희는 “정말 옆에서 싸우실까봐 간 떨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시연회에서 훈련 파트너로 참석하기 위해 자리했던 김재훈은 “내가 난감하게 됐다. 내가 아오르꺼러에게 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아닌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재훈이 아오르꺼러에게 지난해 12월 중국 상해 대회 무제한급 8강전에서 지면서 권아솔이 이토록 아오르꺼러에 집착하게 됐기 때문. 로드FC 관계자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저희도 당황스럽고 놀랍다"며 황당해 했다.
기자회견 후 로드FC의 정문홍 대표도 급하게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원래 개인사정으로 인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었지만 로드FC 직원으로부터 권아솔 사태에 대해 얘기를 듣고 상황 파악을 위해 급하게 압구정 짐으로 달려온 것.
이 사건이 곧바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권아솔은 순식간에 전국민이 주목하는 인물이 됐다. 몇 분만에 이둘희, 아오르꺼러, 최홍만 세명을 광역도발하면서 5월 이둘희와의 경기 이후 향후 일정도 자신이 짜버린 셈이다. 로드FC 측은 내부회의를 통해 권아솔의 이런 도발에 대해 향후 매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의논할 예정.권아솔의 돌발 언행으로 인해 ‘선배’ 최홍만은 폭주했고 로드FC는 난리 났고 기자회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막전막후도 심상치 않았던 권아솔 사태는 과연 어떤 결말이 날지 일단 16일로 예정된 중국 대회가 끝나고 알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