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프로축구가 마침내 기지개를 켠다. 전북현대를 비롯해 12개 팀이 참가하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이 오는 3월12일 개막해 오는 10월까지 대장정에 오른다. 지난 겨울 전력을 보강하고, 국내·외 전지훈련을 통해 구슬땀을 흘려온 각 팀들도 저마다 출정 준비를 마쳤다.

새 시즌 전망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소는 이적시장을 통해 얼마나 전력을 보강했는지 여부다. 그런 점에서 최강희(57)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는다.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통해 K리그 3연패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 시즌도 ‘K리그 1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런데 최용수(43)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을 주목하는 시선도 적지가 않다. 지난해 FA(축구협회)컵 정상에 오른 전력에, 포지션별로 알찬 보강이 더해진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을 전북의 독주를 저지할 유력한 대항마로 꼽을 정도로 전력이 탄탄해졌다. 여기에 최용수 감독의 서울과 최강희 감독의 전북은 만나기만 하면 늘 치열한 접전을 벌여왔다. 두 팀이 펼칠 올 시즌 경쟁이 벌써부터 흥미진진한 이유다.

‘국가대표급’ 전력 구축한 전북

전북은 2014, 2015년 2년 연속 K리그 정상에 섰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탄탄한 전력을 갖췄고, 여기에 최강희 감독의 이른바 ‘닥공(닥치고공격)’ 전술이 뿌리 깊게 내린 결과였다. 덕분에 전북은 두 시즌 모두 리그를 끝까지 치르지 않고도 우승을 확정했다. 명실상부 K리그 최강팀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런 전북이 더 강해졌다. 국가대표 공격수 김신욱을 비롯해 김보경 이종호 김창수 로페즈 등 정상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동국 이재성 레오나르도 등 우승 전력의 핵심들도 대부분 잔류했다. 스쿼드의 양과 질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졌다.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빗댄 ‘레알 전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더 강해진’ 전북의 위용은 지난 23일 FC도쿄(일본)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확인이 가능했다. 무려 8명의 선수가 전북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전북은 이날 고무열의 선제골과 이동국의 추가골로 도쿄를 2-1로 꺾었다.

백미는 교체멤버였다. 김신욱과 이종호, 레오나르도가 차례로 경기에 투입됐다. K리그 최정상급 선수들로 분류될 만한 선수들이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덕분에 전북은 동점골을 노리던 상대의 기세를 힘으로 눌렀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졌다.

데얀 합류 효과, 심상치 않은 서울의 반격

전북이 2년 연속 K리그 패권을 차지하는 사이, 서울은 그 경쟁에서 밀려 있었다. 2012년 정상에 오른 뒤, 2013년과 2014년 모두 무관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서울은 FA컵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스리백(Back 3)을 기반으로 한 전술적인 색채가 완전히 자리 잡았고, 오스마르와 아드리아노, 다카하기 등 외국인선수들의 존재감도 컸다.

그리고 지난 겨울, 서울은 리그 정상을 목표로 전력 강화에 나섰다. K리그 3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던 데얀을 재영입하며 전방에 무게감을 더했다. 데얀과 아드리아노, 박주영 윤주태로 이어지는 공격진 구축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신진호와 주세종 유현 등을 영입해 전력을 착실하게 보강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북의 대항마가 될 전력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23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그 전력이 공개됐다. 서울은 지난해 태국 리그와 FA컵을 석권한 부리람을 적지에서 6-0으로 대파했다. 아드리아노가 4골을 터뜨렸고, 데얀과 이석현도 각각 골을 터뜨렸다. 공-수에서 선보인 완벽한 모습은 서울이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췄음을 증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또 다른 재미, 팽팽했던 두 사령탑의 맞대결

두 팀의 경쟁구도가 흥미진진한 이유는 비단 이적시장에 따른 전력 보강이 전부가 아니다. 두 사령탑이 만날 때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이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두 감독의 맞대결 전적은 3승6무3패로 동률이다. 이제는 팽팽한 흐름 속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또 공격으로 대변되는 최강희 감독의 전술, 그리고 안정에 보다 더 무게를 두는 최용수 감독의 전술적인 색채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어왔다는 점도 이러한 대결구도가 볼만한 이유 중 하나다. 강해진 전력에서 파생되는 두 팀의 대결구도 이면에, 두 사령탑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이 숨어 있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2016시즌 K리그 개막전을 장식한다. 1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리그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일찌감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이기도 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이 한 번 더 도약하는데 힘을 쏟겠다.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K리그 3연패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최용수 감독 역시 “전북의 독주를 지켜볼 상황이 아니다. 독주를 눈앞에서 지켜볼 생각이 없다”는 각오를 다졌다. 두 팀의 경쟁구도에 K리그 우승 판도 역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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