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엔 0.89개 쏟아져…로메로·헐리·하먼은 2차례 '행운'

파울러·스피스도 작년 홀인원한 뒤 올해 '펄펄'

올해 미국프로골프투어(PGA)투어에서 홀인원이 줄었다.

지난해 10월 개막한 PGA투어 2015-2016 시즌에 지금까지 나온 홀인원은 모두 8개다. 12개 대회를 치러 나온 홀인원이다.

대회당 0.67개꼴이다. 대회를 세번 열면 두번 가량 홀인원이 나오는 셈이다.

홀인원을 평생 한번 할까말까한 주말 골퍼의 눈으로 보면 홀인원이 풍년이다. 워낙 라운드 회수가 많고 샷이 정확한 정상급 선수만 모아 놓은 PGA투어에서는 홀인원은 드문 게 아니다.

주말 골퍼가 홀인원을 기록할 확률은 1만2천분의 1이 넘는다고 하지만 프로 선수는 3천분의 1로 확 줄어든다.

이번 시즌 8개의 홀인원 가운데 PGA 투어 회원이 아닌 김경태(29·신한금융)이 HSBC 챔피언스 4라운드에서 잡아낸 것도 포함되어 있다.

김경태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 대회에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가 홀인원의 행운을 누렸다. 김경태는 이 홀인원으로 6만 달러 짜리 캐딜락 승용차를 받았다. 이 대회에서 공동27위를 차지해 받은 상금 7만2천달러와 맞먹는다.

OHL 클래식과 피닉스오픈에서는 두개씩 홀인원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홀인원 작황이 나쁜 편이다.

2014-2015 시즌 PGA투어에서는 42개의 에이스가 쏟아졌다. 대회당 0.89개 꼴이다. 거의 대회마다 한번씩 홀인원 구경을 한 셈이다.

지난 시즌 홀인원으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브라이언 하먼(미국)이다. 그는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스 최종 라운드에서 두번이나 홀인원을 기록했다.

3번홀(파3·183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에이스를 잡은 하먼은 14번홀(파3·218야드)에서 또 한번 홀인원의 행운을 맛봤다.

홀인원이 많이 나오는 PGA투어에서도 세번 밖에 없는 진기록이다.

지난 시즌 하먼 말고도 두번씩 홀인원의 행운을 잡은 선수는 두명이나 더 있다.

안드레스 로메로(아르헨티나)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1라운드에서 홀인원을 한 데 이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1라운드 때 또 한번 홀인원의 기쁨을 누렸다.

빌리 헐리 3세(미국)는 지난 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 오픈 2라운드에서 홀인원을 하더니 시즌 중반 바바솔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도 홀인원의 짜릿함을 즐겼다.

홀인원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속설과 달리 두번이나 홀인원을 한 로메로와 헐리는 작년이나 올해 행복한 편은 아니다.

로메로는 지난 시즌을 상금랭킹 144위로 마감했고 이번 시즌에도 3차례 대회에서 4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데 그쳤다.

지난해 시즌 도중 아버지가 실종돼 곤욕을 치른 헐리 3세는 10여일 만에 겨우 귀가한 아버지가 자살하는 불행을 겪었다. 그는 지난 시즌 28개 대회에 출전해 14차례나 컷탈락한 끝에 상금랭킹 148위에 그쳤다.

그래도 홀인원의 '약발'을 받은 선수는 적지 않다.

지난 시즌 루키였던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지난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1라운드에서 홀인원을 했다. 그는 홀인원을 한 지 넉달인 이번 시즌 CIMB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제이슨 더프너(미국)도 지난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홀인원을 했다. 이혼에 따른 슬럼프로 고생하던 더프너는 올해 커리어빌더 챌린지 우승으로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작년 시즌에 홀인원을 한 뒤 올해 대박을 터트린 선수는 리키 파울러(미국)다. 파울러는 지난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거품' 논란에서 벗어난 데 이어 퀴큰론스 내셔널 1라운드에서 에이스를 잡아냈다.

홀인원 기념으로 취재 기자들에게 시원한 맥주를 선물한 파울러는 올해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와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출전한 아부다비HSBC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빅4'의 반열에 오르는 등 뜨거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스피스도 지난해 시즌 막판 BMW챔피언십 1라운드 2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스피스는 연말에 치른 이벤트 대회인 히로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홀인원을 하더니 올해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