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대한항공 점보스가 충격의 5연패에 빠졌다.

대한항공은 8일 오후 2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5라운드에서 KB손해보험에 1-3(20-25, 25-16, 21-25, 21-25)으로 완패했다.

무기력한 경기였다. 여유 있게 잡아낸 2세트를 제외하면 대한항공은 번번이 상대의 집중력에 밀린 채 고개를 숙였다. 경기 전 엇갈렸던 동기부여나 객관적인 전력의 우위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1-1로 맞선 이후 3세트와 4세트에서 보여준 집중력이 특히 아쉬웠다. 대한항공은 3세트 막판 김학민의 2연속 득점을 앞세워 19-20까지 점수차를 좁히고도, 상대 공격에 연거푸 흔들리며 허무하게 3세트를 내줬다.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KB손해보험의 막판 집중력이 대한항공의 그것보다 더 좋았다.

벼랑 끝에 몰린 4세트 역시 다르지 않았다. 세트 중반 17-17로 맞서고도, 이후 상대에게 내리 4점을 내주며 스스로 무너졌다. 공격의 정확성은 떨어졌고, 상대의 공격에는 힘없이 당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설을 맞아 찾은 많은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여야 했다.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가 있는 패배여서 그 충격은 더욱 컸다.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은 최근 5경기 연속 패배의 쓴맛을 봤다. 4위 삼성화재(18승11패·승점51)와의 격차를 벌리지 못하면서 1점차로 쫓기게 됐다. 3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진 셈이다.

특히 이날 경기는 향후 현대캐피탈-삼성화재와의 2연전을 앞두고 치른 경기였다. 반드시 이 경기를 잡고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향후 2연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도 이날 패배로 분위기는 더욱 처졌다. 대한항공의 연패가 더욱 길어질 가능성마저 생겼다.

문제는 정규리그가 이제 마지막 라운드에 접어들게 됐다는 점이다. 올 시즌 남자부는 3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준플레이오프는 3위와 4위의 격차가 3점 이내여야만 열린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는 대한항공,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돌린 삼성화재의 엇갈린 기세를 감안하면 봄배구 가능성조차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날 경기 후 김종민 감독은 “제일 큰 요인은 분위기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코트에 나서면 선수들이 불안해한다. 자기들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데, 이제는 투지도 약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적장’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보였다. 오늘 경기는 분위기와 집중력 싸움에서 앞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대한항공이 난기류에서 벗어나고 봄배구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코트 위 선수들이 집중력을 되찾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항공은 오는 15일 오후 7시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캐피탈과의 원정경기를 통해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