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아무리 봐도, 냉정하게 오심이었다.

첫 골 PK로 연결된 반칙 장면은 우즈벡 수비의 손에 맞지 않았다. 물론 퇴장은 정당했다. 후반 중반 상대의 태클은 발을 들고 들어와 퇴장이다. 하지만 과연 남은 이라크전이나 결승무대까지 만날 심판들이 그처럼 빠르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행운은 모두에게 공평하기에 이제 신태용호는 불운도 감수할 생각을 해야만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3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SC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문창진의 2골에 힘입어 한 명이 퇴장당한 우즈베키스탄에 2-1, 신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올림픽 예선 30경기 무패행진(22승8무)을 이어갔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이번 대회가 중요한 이유는 리우올림픽 티켓이 달렸기 때문이다. 신태용호는 일단 티켓을 따내기 위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고 승리했으니 기본과제는 충실히 해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축구는 어느샌가 아시아 대회라면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용도 함께 보여줘야만 하는 높은 수준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우즈벡전은 오심에 퇴장이라는 행운이 따랐음에도 아쉬움만 가득했다.

▶명백한 오심, 한국은 이득을 봤다

일단 명백한 것은 한국의 선제골이었던 전반 17분의 페널티킥이 선언되는 장면. 심판은 상대 선수의 손에 맞았다는 판정을 했지만 리플레이 결과 전혀 손에 맞지 않았다. 오심이다. 물론 축구에서 오심도 경기의 일부이긴 하지만 분명 한국은 행운의 PK를 따냈고 우즈벡은 억울해 할수밖에 없었다.

행운의 PK로 골을 넣은 것에 이 오심의 여파는 그치지 않았다. 이 골로 인해 그동안 답답했던 신태용호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우즈벡은 당연히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경기 양상 자체가 바뀐 것이다. 한국에게 분명한 이득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오심을 저지른 심판, 포청천 판정을 하다

또한 후반 25분에 퇴장 역시 눈여겨봐야한다. 이창민의 태클이 들어갔을 때 우즈벡의 4번은 그대로 발을 들고 태클이 들어온 이창민의 무릎을 가격했다. 명백한 퇴장감이다.

하지만 외관상으로는 큰 충돌처럼 보이지 않기에 심판이 곧바로 퇴장을 선언하기에는 애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반 17분에는 오심을 저지른 심판이 이번에는 포청천과 같은 대쪽 판정을 내려 옐로카드도 없이 곧바로 퇴장을 선언했다. 오심은 비난해 마땅하지만 퇴장 판정은 분명 정확했다.

▶행운은 지속되기 힘들다… 부메랑 조심해야

문제는 오심이든 퇴장 판정이든 분명 한국에게 행운이 따랐다는 점이다. 물론 행운은 따르면 따를수록 좋다. 그러나 그 행운은 지속적이기 힘들다.

일단 오심이 다른 경기들에서 한국에게 이득으로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키 힘들고, 기대해서도 안된다. 이는 순전히 요행이었다. 도리어 남은 경기에서 한국이 오심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는 각오를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또한 퇴장 장면처럼 대쪽같이 판정할 수 있는 심판이 늘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는 기대도 버려야한다. 외관상으로 커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처럼 퇴장을 꺼내들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심판이다. 오심은 했지만 퇴장판정은 정확히 볼 수 있던 심판과 함께한 것 역시 우리에게 행운이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당장 조별예선 3차전이자 그나마 강한 상대인 이라크나 한국의 목표인 우승까지 가기 위한 4강, 결승에서도 이같은 행운들이 따를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도리어 한국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도 있을 수 있는 것이 축구다.

이날 한국은 수많은 패스미스를 남발하고 답답한 골결정력과 어긋나는 선수들과의 조화를 보였다. 솔직히 PK나 퇴장과 같은 한국에게 유리했던 판정들이 아니었다면 승리조차 장담키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행운은 지속되기 힘들다. 행운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우리의 뒤통수를 때릴 수도 있다. 남은 이라크전이나 결승전까지 가는데 그 부메랑에 맞지 않게 어서 빨리 조직력을 정비하고 발견된 문제점을 피할 수 있는 민첩성을 기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