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그 누가 류현진(29)과 LA 다저스의 계약이 잘못됐다고 하는가. 최악의 경우에 류현진이 더 이상 다저스에서 뛸 수 없다고 할지라도 이미 LA다저스는 류현진에 대한 투자금을 뽑고도 남았다. 그 정도로 류현진은 이미 다저스에게 완벽하게 성공적인 계약의 표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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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포스트는 5일(이하 한국시각) 2012년과 2013년 오프시즌 동안 행해진 대형계약 ‘톱10’에 대해 분석하며 류현진에 대해 언급했다.

이 매체는 "다저스는 6년 3,600만달러에 류현진을 영입했고, 두 시즌(2013, 2014년) 동안은 정말 좋은 계약이라고 평가받았다"면서도 "그러나 지난해 류현진은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다년 계약의 위험성도 보인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물론 일리 있는 지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록 류현진이 어깨부상으로 2015시즌을 통째로 날렸다할지라도 2013, 2014 두 시즌 동안 얼마나 류현진이 잘했는지를 천천히 따져보고, 그 뿐만 아닌 국내에서의 LA다저스 붐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이같은 평가는 할 수 없다.

▶2년 활약으로 이미 돈값한 류현진

다저스는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 2,573만달러에 계약금 6년 3,600만달러를 투자했다. 총액 6년 6,173만달러의 거액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지난 2년간 평균자책점 3.17과 28승을 쓸어 담았다. 대체선수 이상의 승리기여도인 WAR(Wins Above Replacement)에서는 무려 7.5를 기록했다.

현재 FA시장에서 WAR 1의 가치는 700만~800만 달러에 해당한다. 대략 750만 달러라고 한다면 류현진은 단 2년 동안 5,600만달러에 해당하는 활약을 했다. 전체 투자금에서 단 약 600만달러만 못했을 뿐이다. 만약 올 시즌부터 다시 돌아와 던진다면 류현진이 남은 3년의 계약기간 동안 WAR1(750만달러)정도의 활약 만해도 산술적으로 남는 활약이 된다.

▶현 FA시장에서의 연평균 1,000만달러의 가치

현 FA시장에서 류현진의 포스팅금액에 계약금까지 합친 6년 6,173만달러, 즉 연간 약 1,000만달러가 넘는 돈으로 어떤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까.

통산 평균자책점 4.13이며 지난 3년간 평균자책점 4.24, 연간 12승 정도를 했던 J.A 햅은 3년 3,600만달러(연간 1,200만달러)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했다.

또한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경력 11년간 평균자책점 3.96에 최근 3년간 평균자책점 3.54 연간 11승을 했던 스캇 캐즈미어와 3년 4,800만달러(연간 약 1,300만달러)에 계약했다.

연 평균 1,000만달러로는 FA시장에서 햅 정도의 선수도 못산다. 하지만 류현진은 2년간 ‘2선발 같은 3선발’의 활약을 해줬다. 햅이나 캐즈미어가 4선발급 선수임을 감안하면 류현진이 얼마나 저렴하고 고효율의 선수인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2015시즌을 마치고 귀국당시 류현진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류현진 영입으로 분 한국 내에서 다저스 열풍

LA다저스는 이미 박찬호의 현역 시절 ‘국민구단’으로 유명세를 탔다. 당시 LA다저스 모자나 외투를 사지 않은 국민들이 없었을 정도. 다저스는 류현진을 영입하면서 또 다시 한국 내에서 ‘국민구단’의 중심이 됐다. 다시 국내에서 LA다저스 관련 상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갔고 미국 여행에서 다저스 경기 관람은 필수코스가 되기도 했다.

단순히 국내에서만 인기가 아니다. 미국 내에서 최대 한인타운을 갖춘 로스엔젤레스 지역은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에는 많은 한인들이 박찬호 시절처럼 다시 다저스타디움을 찾았고, 경기장을 가지 못하면 모두 모여 TV로라도 다저스 경기를 봤다.

마케팅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단순히 티켓 구입과 관련 상품 구입을 넘어 한국인들에게 ‘LA 다저스’라는 팀은 메이저리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인식됐다. 마케팅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류현진 영입은 그 자체로 이미 본전치기 이상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류현진은 4월 개막까지 회복을 자신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1월 중순에는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 시즌 준비를 한다는 계획. 폭스 스포츠는 류현진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확률을 80%라고 언급할 정도로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단 2년 만에 ‘최고의 계약’을 이끌어낸 류현진에게 다저스는 이미 성공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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