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붉은 원숭이의 해다. 원숭이의 엉덩이만큼이나 붉은 해가 떠오른 새해 첫 일출을 통해 많은 이들이 2016년에 대한 새로운 꿈을 꿨다.

원숭이띠 스타들은 분명 일출을 보며 남다른 다짐을 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침 올해가 자신들의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한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활약도는 곧 자신들이 활동하는 판 자체의 주목도를 이끌 수준일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과연 자신들의 해를 맡아 원숭이띠 스타들은 2016년을 자신들의 해로 이끌 수 있을까.

왼쪽부터 손흥민, 염경엽 감독, 양학선, 최홍만. 스포츠코리아, 로드FC 제공
▶1992년생 토트넘 손흥민 : 인천의 아쉬움, 리우에서 털까

토트넘 이적 후 초반 반짝 활약 뒤에 부진한 활약으로 사실상 팀내 주전 경쟁에서도 밀렸던 손흥민은 2015년의 마지막 경기(왓포드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부활을 알렸다.

한국 축구의 간판인 손흥민은 올해로 만 24세가 됐다. 조금씩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군대스리가'로 가는 희대의 가슴 아픈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이 필요하다.

이미 손흥민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팀의 반대로 차출되지 못하며 병역혜택을 놓쳤다. 이번에는 토트넘과 원만한 합의를 통해 올림픽에 나서는 것이 우선이다.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을 '와일드카드 1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물론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라는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지만 손흥민 입장에서는 어서 병역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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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생 넥센 염경엽 감독 : 빠져나간 전력 공백과 고척돔 시대에 대한 기대

넥센 염경엽 감독은 골치가 아프다. 2015시즌을 앞두고는 강정호가, 올 시즌을 앞두고는 박병호가 빠져나갔다. 거기에 또 다른 간판타자였던 유한준도 kt로 FA자격을 얻고 떠났다. 이런 상황에 기대감은 커졌다.

일단 목동구장에서 고척돔으로 '강제이전'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더 주목을 받는 팀이 됐다. 모든 프로스포츠가 새로운 구장으로 이전을 하는 것을 계기로 팬들과 구단 내부에서의 기대치는 커진다. 한국 최초의 돔구장을 홈으로 하는 팀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물론 일명 '오픈빨'에 대한 기대감까지 모두 염 감독의 어깨에 놓여졌다.

그리고 아무리 넥센이라는 저예산팀이라도 우승에 대한 열망은 있다. 넥센은 최근 3년간 4위→2위→4위라는 꾸준한 호성적으로 KBO리그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제는 우승을 해줘야한다는 기대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신의 해를 맞은 염 감독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1992년생 양학선 : 주춤한 성적, 리우서 2연패로 부활할까

양학선은 한국, 아니 세계가 인정하는 '도마의 신'이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 등으로 한국 체조사의 한 획을 그은 양학선은 그러나 최근 아쉬운 행보를 거듭했다

국내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고향땅에서 열린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모두 부상 후유증을 떨쳐내지 못하고 다소 부진한 성적으로 일관했다.

그런 그는 2015년 12월 말, 조용히 4주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입대하면서 와신상담에 나섰다. 훈련소에서 새롭게 전의를 다지고 나올 양학선은 과연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한국 체조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서 첫 올림픽 2연패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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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생 최홍만 : 악몽의 2015년 보낸 최홍만, 전성기 몸상태 회복 '자신'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에게 2015년은 악몽 같았다. 6년여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1라운드 KO패를 당했고 이후 사기혐의에 따른 대국민사과까지 하면서 최홍만 스스로도 "2015년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했을 정도였다.

다행히 2015년 마지막 경기였던 로드FC 027 중국 상해 대회에서 무제한급 8강에서 상대 기권승으로 6년 7개월 만에 승리를 따낸 최홍만은 "3,4월이면 전성기 몸상태에 거의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최홍만은 대략 3월로 잡혀있는 무제한급 4강에서 중국의 아오르꺼러와 대결이 확정됐다. 새해 후반기에는 UFC의 유일한 대항마로 손꼽히는 미국 벨라토르 격투기 단체를 통해 파이트머니 2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받으며 미국 진출도 확정해놓은 상황.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거인은 2016년, 승리 후 케이지 위에서 흥겹게 테크노 춤을 추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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