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예산의 첫 쓰임은 ‘내실다지기’… 막공은 고민중, 목표는 잔류”

[인터뷰①] 수원FC 승격 이끈 조덕제 “고집이 큰 일 만들었죠”
[인터뷰②] 공격축구와 조덕제의 연결고리, 선수시절의 ‘본능’
[인터뷰③] ‘천생 축구인’ 조덕제 “축구에 미친 사람으로 남고 싶다”
[인터뷰④] 이상과 현실 사이, 수원FC의 2016시즌 구상은?

[스포츠한국 수원=김명석 기자] 승격에 대한 기쁨도 잠시, 조덕제 감독은 새 시즌 구상에 여념이 없다. 앞선 리그들과는 다른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이라는 무대를 앞두고 있기에 더욱 고민이 깊다.

더구나 수원FC는 지난 시즌 대비 전력 출혈이 많다. 임성택 김재웅 등 군 입대 선수들은 물론 김종우 등 임대선수들도 원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외국인 공격수 자파는 이미 팀을 떠났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주전 멤버의 절반 가까이 변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상위리그에서도 ‘막공(막강한공격)’을 펼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빼놓을 수 없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고민이다. 조덕제 감독의 주름이 더욱 깊어가는 이유다.

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최우선 과제는 ‘내실다지기’

우선 새 시즌 구상에 대한 기본적인 가닥은 잡혔다. 핵심은 지난 시즌의 틀을 유지하면서, 수원FC의 전술에 맞는 새로운 선수로 전력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조 감독이 원하는 선수들의 명단은 이미 구단에 전달했다. 새 외국인선수 후보들도 영상을 통해 꾸준히 살펴보고 있다. 내년 초 쯤이면 전체적인 선수단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다만 선수단의 변화에 앞서 조덕제 감독이 먼저 고려한 사항이 있다. 넉넉지 못한 여건 속에서 땀을 흘려준 기존 선수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다. 새로운 선수의 영입으로 전력을 끌어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다지는 것에 먼저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그다.

"승격 후 예산이 올랐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예산으로 훌륭한 선수를 많은 이적료로 데려오지는 않을 예정입니다. 대신 내실에 먼저 충실해야죠. 가령 한 선수는 2,000만원 정도의 연봉밖에 못 받았지만, 지난 시즌 30경기 이상 뛰면서 활약해줬어요. 선수들 나름대로의 활약도에 따라 연봉도 올라가야겠죠."

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명확한 새 선수 영입 기준, ‘스타일’

새 선수의 영입 기준도 명확하게 세웠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요구하는 스타일을 따라갈 수 있느냐 여부다. 예컨대 조덕제 감독은 상대 진영을 등지고 받는 미드필더를 싫어한다. 결국 한 선수는 많은 경기를 뛰고도 결국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꾸준하게 출전할 만큼 실력이 있어도, 결국 스타일이 맞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는 뜻이다.

내심 ‘제2의 김재웅’도 찾고 있다. 조덕제 감독은 전 소속팀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맡던 그를 영입,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시켰다. 덕분에 김재웅은 단숨에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굳이 많은 이적료를 주고 선수를 데려오지는 않을 것”이라던 조 감독의 한 마디와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

“자파가 떠난 최전방 공격수는 용병으로 채워야죠. 그리고 공백이 생긴 자리에는 기존 선수보다는 더 잘하는 선수가 와야 될 것이고요. 이제 클래식에서 경기를 하니까. 물론 그 선수들이 와서 얼마만큼 지도자들의 요구에 따라줄 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따라줄 수 있을 만한 연령대로 알아봐야죠. 그렇게 해주기를 믿고 있습니다.”

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막공의 유지는 고민중… 목표는 ‘생존’

다만 ‘막공’을 다음 시즌에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적지 않다. 아무래도 상대해야 할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기에, 오히려 독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더구나 이제는 강등과도 사투를 벌여야 한다. 이상만을 바라보기에는 가혹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내년에는 11개 팀이 우리에게 승점 3점을 가지려고 달려들겠죠. 우리도 아무 팀에게나 달려들었다가는 망신을 당할 수도 있을 거고요. 이제는 달려들어도 될 팀, 또는 감히 덤비면 안 될 팀을 어느 정도 구분해야 될 것 같아요. 좋은 팀을 상대로 움츠리면서 버티려고 할 때는 버텨야겠죠.”

다만 이러한 고민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팀이 있다. 수원삼성이다. 내년 1부리그에는 수원을 연고로 둔 팀이 두 팀이 된다. 같은 연고를 둔 팀의 경기를 뜻하는 ‘더비’가 1996년 완전지역연고제 도입 이후 처음 열린다. 조 감독도 욕심을 숨기지 않는 경기다.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삼성의 경기를 보니까, 역습이나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이 많았습니다. 우리 스타일대로 하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쉽지는 않겠죠. 그래도 ‘더비가 이런 것’이라는 점 정도는 보여줄 수는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나저나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더비가 열리면 상대팬보다 우리팬이 더 많아야 될 텐데(웃음).”

물론 새 시즌 목표은 명확하다. 생존이다. 2017년에도 1부리그에서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여기에 그는 "수원FC만의 색깔로 인정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막공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이면에, 쉽게 포기할 수만은 없는 그의 솔직한 속내도 느껴졌다. 어쩌면 수원FC의 2016시즌을 내심 기대해볼 만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새 시즌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죠. 무조건 잔류가 목표에요. 코칭스태프나 구단이 모두 노력을 해서 승격을 했기 때문에, 다시 강등이 안되도록 노력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팬들에게 '수원FC라는 팀이 색깔은 있구나, 클래식에 있을 만한 팀이구나'라는 평가도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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