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류현진, 추신수, 강정호에 박병호까지 ‘메이저리거’로 확정됐다.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선수가 최소 4명은 확보된 상황에서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가장 많았던 2005년을 과연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박병호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기본 계약은 4년 총액 1,200만 달러로 연간 300만 달러에 해당한다. 5년째에는 구단 옵션이 포함돼 최대 5년 1,800만 달러까지도 가능하다. 포스팅금액이 1,285만 달러였으니 미네소타는 최소 2,485만달러를 박병호에 투자했고 최대 3,085만달러를 쓰게 된다.

왼쪽부터 박병호, 류현진, 추신수, 강정호. 연합뉴스 제공 ⓒAFPBBNews = News1
이로써 2005년 데뷔한 추신수부터 2013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건너간 류현진, 올해 포스팅시스템을 거친 강정호에 박병호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4명이 됐다. 현재 이대호와 오승환, 김현수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어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무려 7명이나 뛰었던 2005 메이저리그

2005년은 한국 야구사에 뜻 깊은 한해다. 메이저리거가 무려 7명이나 있었던 것. ‘개척자’ 박찬호는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후 시즌 중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되며 새롭게 부활을 노리고 있었다(12승 8패 평균자책점 5.74).

김병현은 2004시즌의 부진과 부상을 딛고(7경기 17.1이닝 평균자책점 6.23) 2005시즌 콜로라도 로키스로 새둥지를 틀었다. 초반에는 불펜, 중후반부터는 선발로 기회를 얻으며 본격적인 선발투수로의 전환을 시작했다(40경기 22선발 5승 12패 평균자책점 4.86).

김선우도 빼놓을 수 없다. 김선우는 2005시즌의 시작은 워싱턴 내셔널스로 했지만 시즌 중반 트레이드되며 김병현이 있는 콜로라도로 이적한다. 그리고 시즌 막판에는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남긴 큰 업적인 '타자친화구장 쿠어스필드 완봉승(9월25일 샌프란시스코전 9이닝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24경기에서 82.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90을 기록했다.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내달리던 서재응은 비록 90.1이닝밖에 던지진 못했지만 14경기에 선발로 나서 평균자책점 2.59에 8승(승률 8할)이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올렸다. 면도날 제구력이 돋보인 ‘서덕스(서재응+매덕스)’시절이었다.

서재응과 함께 뉴욕 메츠에서는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바로 일본에서 미국으로 진출한 두 번째 한국선수가 된(1호 이상훈) 구대성이 그 주인공. 구대성은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뉴욕 메츠에 입단해 서재응과 한솥밥을 먹으며 ‘선발 서재응-구원 구대성’이라는 사상 첫 한국 선수의 릴레이등판을 보여주기도 했다. 구대성은 33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최희섭은 LA다저스에서 무려 133경기나 나서며 15홈런 42타점으로 주전 1루수로 맹활약했다. 물론 이 시즌이 본인에게는 마지막 시즌이 될지는 몰랐다.

2005년의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의 모습. ⓒAFPBBNews = News1
마지막으로 한명이 더 있다. 바로 현재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맏형이면서 당시에는 막내였던 추신수가 그 주인공. 2005시즌은 추신수가 2000년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추신수는 4월22일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전에 대타로 출전하며 데뷔전을 가졌다. 이후 약 5개월후인 9월 확정로스터 때 9경기를 뛰며 지금의 명성의 토대를 닦았다.

▶내년 시즌 4명은 확정, 늘어날 가능성 있어

현재 2016시즌 확정된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4명이지만 잘만하면 2005시즌의 7명을 충분히 넘길 수도 있다.

오승환은 이미 미국을 다녀왔고 이대호 역시 조만간 미국으로 떠나 여러 팀들을 만나볼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과 이대호는 이미 일본에서도 검증된 선수라는 장점이 있지만 과연 금액적인 면에서 손해를 감수할지가 미지수다. 김현수의 빅리그행도 유력해진상황.

국내에서 주목하는 3명만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전부가 아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맺은 마이너리그 유망주 최지만도 아직 1루수가 공석인 볼티모어의 1루수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지난시즌 적은경기였지만 출루율이 4할에 육박했던 점은 분명 인상적이었다(트리플A 23경기 출루율 0.388). 또한 이학주 역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었다. 이미 수비는 메이저리그급으로 인정받고 있기에 팀만 잘 선택한다면 백업 내야수로 승격 가능성이 있다.

많게는 5명까지도 빅리그 입성을 노리다보니 이미 확정된 4명에서 3명 정도 추가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인다. 즉 2005년의 7명을 충분히 넘볼 수 있는 것. 과연 2016년의 메이저리그는 2005년의 7명을 넘어 가장 많은 한국인이 뛰는 기록적인 시즌이 될 수 있을까.

이미 2016년 아침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선수들의 홈런과 탈삼진 장면을 수도 없이 보게 될 생각에 가슴이 설레는 팬들이 많은 듯하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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