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크로캅이 불미스러운 일로 UFC 서울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 이외에도 잦은 참가자 교체로 인해 사상 첫 한국에서 열리는 UFC대회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러나 한국 격투가의 자존심인 김동현과 추성훈은 물론 한국계 어머니를 두고 있는 벤슨 헨더슨이 메인이벤터로서 굳건하다. 이제 UFC 서울대회는 진짜 막이 올랐다.

김동현(왼쪽)과 추성훈. 연합뉴스 제공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는 UFC 서울 공식 기자회견인 ‘Ultimate Media Day’이 열렸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전원이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며 이틀 앞으로 다가온 대회에 대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UFC 메인 대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긴 하지만 격투기팬들에게 향수를 일으키는 크로캅이 약물복용 혐의로 인해 아웃되고, 임현규, 티아고 알베스 등 많은 선수들이 대회 직전 부상으로 아웃되며 라인업 자체에 큰 혼란이 오며 한국 팬들을 실망시켰다.

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그럼에도 이번 대회가 기대되는 이유는 격투기라는 특수 종목에서도 국내에서 인지도가 확실한 추성훈, 김동현의 존재 때문이다. 또한 메인이벤터인 헨더슨의 ‘어머니의 나라’에 대한 애정도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추성훈은 같은 유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알베르토 미나와 웰터급에서 맞붙는다. "UFC는 유도 콘테스트가 아니다. 추성훈이 테이크 다운을 가져가려고 하면 난 주짓수도 잘하기에 그것으로 응수할 것"이라며 "서울에 오기 전부터 이미 추성훈의 스타일에 대해 모두 파악했다. 밝힐 수는 없지만 나만의 비책을 준비했다"며 승리를 다짐한 미나에 대해 추성훈도 “서로 유도 베이스인데 유도대결의 경연이 아니라 기술로 승부했으면 좋겠다"는 경고장을 날렸다.

육아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관심을 받고 있는 딸 추사랑의 응원이 얼마나 힘이 될지를 묻자 추성훈은 "정말 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어리다보니 경기장에 데려오는 것은 무리가 있다. TV로 보게 할 것 같은데 아마 제 경기는 밤 10시 이후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간에는 일반적으로 사랑이가 자는 시간이라 제 경기를 못 보지 않을까 싶다"며 웃어보였다.

김동현은 대회 이주일전에 급하게 상대가 바뀌는 악재를 겪었다. 원래 자신의 상대였던 조지 마스비달이 헨더슨의 상대였던 알베스가 부상으로 아웃되자 대타로 들어가게 됐고 김동현은 졸지에 자신의 상대가 ‘돌려막기’로 인해 빼앗긴 상황을 보게 됐다. 그 대타로 데려온 것이 도미닉 워터스인데 아무래도 객관적 전력에서 김동현의 압승이 예상된다.

김동현은 “남들이 내가 모두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예상보다 더 확실하게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다"라며 "아마 지게 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 더 세게 때리고, 더 강하게 기술을 거는 단순한 방법으로 승리할 것"이라며 전의를 다졌다.

사실상 한국 격투기계에서는 ‘축구의 박지성’과 같이 선두주자로서 해나가고 있는 김동현 역시 많은 예능 프로그램 참가와 해병대를 강조하는 독특한 스타일로 인해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추성훈과 김동현의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서도 이번 UFC 서울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벤슨 헨더슨. 연합뉴스 제공
어머니가 한국인인 벤슨 헨더슨은 “어머니의 나라에서 경기를 하게 됐고, 한국의 팬과 미디어를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 UFC의 첫 한국 대회에 메인이벤터로 출전해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상대가 알베스에서 마스비달로 급작스럽게 바뀐 점에 대해서 "상대가 바뀌어도 최선을 다해 상대할 것이다. 경기 상대가 바뀐 것에 동요하지 않는다. 상대 선수가 바뀌는 것은 빈번한 일"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모습을 보였다.

메인이벤터로서의 책임감은 물론 어머니의 나라에서 경기를 한다는 특수환 환경에 놓인 헨더슨이 과연 얼마나 뛰어난 경기로 한국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외에도 한국 유일의 여성 UFC 파이터인 함서희도 “타격전을 생각하고 있다. 분명 체력운동도 많이 하고 역대 가장 많은 훈련량을 가져갔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우는 등 많은 한국선수들이 대거 국내에서 열리는 UFC 첫 대회에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물론 크로캅의 이탈과 잦은 라인업 교체로 인해 UFC 서울은 다소 김이 샌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격투기 팬들이나 일반 팬들에겐 추성훈과 김동현의 굳건한 존재감은 물론 헨더슨을 필두로 수준급 외국 UFC파이터들이 펼칠 화끈한 경기를 기대케 하기에 이틀 앞으로 다가온 UFC 서울은 가치가 있다.

27일에는 계체량을 통해 마지막 예열이 들어가는 UFC 서울은 28일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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