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은 제28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기간 불거진 협회의 대표팀 지원 부족 논란에 대해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방 회장은 3일 중국 창사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기자들과 만나 "사죄의 말밖에 할 게 없다. 협회가 총체적으로 잘못해 이 지경이 됐다. 다만 저변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양해해달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 이번 대회 4강 안에 들어 내년 초 열리는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전 출전권을 따내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6위에 그쳤다.

부상이나 불법스포츠도박 문제로 다수의 주전이 대표팀에서 하차한 가운데 치른 대회긴 했지만 2000년 이후 열린 8번의 아시아선수권 중 두 번째로 4강행에 실패한 만큼 팬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성적 부진뿐 아니라 대표팀 선수들이 연습복을 손빨래하고 도시락으로 식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정부의 노인복지 예산 확보 과정에서 농구협회에 주던 스포츠토토 지원이 전액 삭감됐다"면서 "더구나 올해는 남자 성인국가대표팀을 포함해 유례없이 많은 9개의 대표팀을 운영했다"고 토로했다.

방 회장은 예산부족 문제와 관련, 프로농구연맹(KBL)을 향해 "KBL과 WKBL에서 그나마 있던 지원도 모두 없어졌다"면서 "대표팀도 협회의 힘만으로 끌고왔다. 외롭고 힘들었다"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방 회장은 9월 23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6월 말에야 대표팀 감독이 선임된 데 대해서는 감독 후보들이 모두 고사해 공모절차까지 거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대표팀의 연습기간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의 경우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이 연달아 있어 일찍 훈련을 시작했을 뿐 올해 연습기간 2개월이 FIBA기준에 비춰 적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임감독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중동이나 필리핀 등이 귀화선수를 적극 활용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학생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 성장과정을 보며 귀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KBL과 논의한 적은 있다"면서도 "당장 성인 선수를 데려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방 회장은 2017년 아시아선수권 유치와 관련해 "유치국 선정기준 중 '1국 1연맹'을 충족하려면 프로 선수들을 KBL뿐 아니라 농구협회에도 등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프로리그가 출범한 지 20년쯤 됐는데 어떤 이득이 있었나 평가할 때가 됐다"면서 "농구협회와 프로가 함께하는 대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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