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로 보는 추신수와 텍사스 성적의 관계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가 올라간다. 그러면 텍사스 레인저스도 올라간다. 추신수가 내려간다. 그러면 텍사스도 내려간다. 그야말로 ‘끈적끈적’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만큼 추신수의 활약은 팀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물론 선수가 잘하면 팀 성적이 좋고, 선수가 못하면 팀 성적이 안 좋다. 역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이것이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팀에 영향력이 큰 선수일수록 팀 성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추신수와 텍사스의 성적 상관 관계 : 빨간색이 텍사스 팀 승률, 파란색은 추신수의 타율 추이, 노란색은 추신수의 OPS추이 - 그래프를 통해 볼 수 있듯 상당히 셋은 일치한다

영향력이 크지 않거나 팀과 타이밍이 맞지 않는 선수는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홈런왕을 노리는 놀란 아레나도(38홈런 110타점)와 콜로라도의 성적 불일치(60승84패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28위)가 후자의 전형적인 예다.

사실 지난 시즌만 해도 추신수와 텍사스는 나쁜 쪽으로 궁합이 잘 맞았다. 추신수가 역대 최악의 시즌(타율 0.242)을 보내는 동안 텍사스 역시 죽을 쑤면서(67승95패) 나쁜 궁합이 들어맞은 것.

올 시즌 역시 그 나쁜 궁합은 또 다시 발휘되는 듯 했다. 4월을 마쳤을 때 겨우 1할을 치던 성적과 함께 팀 역시 승보다 패가 2배나 많았던 것. 불일치가 발생했던 것은 5월과 6월 잠시였다. 추신수는 여전히 타율 2할 3푼에서 4푼대에 OPS도 7할 초반으로 추락하며 흔들렸지만 팀은 5할 승률을 넘어 심지어 5할 승률에 5승을 더하기도 했다(6월 중순).

올스타 휴식기를 전후해 텍사스에 부진이 찾아왔을 때 추신수 역시 부진했다(타율 0.221 OPS 0.689). 당시 부진은 4월 이후 가장 안 좋았던 수준. 이에 반등이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기적이 시작됐다. 추신수가 날아오르자 텍사스도 함께 뛰어올랐고 8월 15일 5할 승률을 맞춘 이후 다시는 5할 승률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추신수와 텍사스의 전반기와 후반기

추신수 전반기 : 타율 0.221 OPS 0.689
텍사스 전반기 : 42승 46패 팀 득점 15위, 팀 평균자책점 25위

추신수 후반기 : 타율 0.320 OPS 0.976
텍사스 후반기 : 34승 21패 팀 득점 10위, 팀 평균자책점 20위

후반기 텍사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4위로 많이 이긴 팀이며, 추신수는 후반기 OPS 전체 160명 중 11위에 올랐다.

▶추신수와 텍사스의 ‘끈적끈적한 관계’의 이유는?

그렇다면 이처럼 추신수와 텍사스가 끈적끈적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둘의 희로애락이 같이 하는 이유는 당연히 추신수가 텍사스 내에서 미치고 있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팀의 선두타자다. 그리고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으로 대표되는 최근 야구의 가장 중요한 타선으로 여겨지는 2번 타자로 꾸준히 출장 중이다. 2번 타자는 출루와 팀 득점에 모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임이 세이버매트릭스에 의해 밝혀지면서 2번 타자의 활약 여부가 팀 승률과 분명 연관이 있다.

또한 추신수는 팀내 고참이자 고액 연봉자로서 책임감이 있는 선수다. 프린스 필더라는 팀내 총액 계약 1위의 선수(9년 2억1,400만달러)가 있지만 총액으로 따지면 추신수는 타자 2위, 투수 포함 3위(콜 해멀스 총액 7년 1억5,900만달러)의 초고액 연봉자이며 나이 역시 팀내 5위 안에 든다(최고연장자 벨트레 36세).

요란하진 않지만 조용히 팀을 이끌고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부터 이미 익히 알려져 있는 추신수의 성향.

그런 추신수가 부진하면 당연히 동료들에게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의외로 얕은 텍사스 타선을 감안하면 이때까지 추신수의 부진은 생각 그 이상의 타격이었다.


올 시즌 텍사스의 성적(상단) 추이와 추신수의 타율(중앙), OPS추이

이제 추신수가 돌아왔다. 4월 성적을 제외한 추신수의 성적(타율 0.279 출루율 0.370 장타율 0.475)은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과 큰 차이가 없다(타율 0.280 출루율 0.380 장타율 0.452).

텍사스도 강팀이었다. 2008년부터 지구 2위 밑의 성적을 찍은 것은 지난해가 전부였다(2014년 5위). 그리고 텍사스도 다르빗슈 유 등 핵심선수가 없음에도 제 궤도에 올랐다. 끈적끈적한 추신수와 텍사스의 관계를 볼 때 상승곡선만 보이고 있는 두 표본의 앞으로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다.

그래프=윤지원 기자

사진=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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