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우승자 4명이 6승 합작…30대 베테랑도 3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10대 돌풍이 거세다.

투어 대회에서 스무 살이 채 안 된 10대 선수가 우승컵을 거머쥐는 장면이 드물지 않게 연출된다. 상금랭킹이나 세계랭킹 상위권에 자리 잡은 10대 선수들도 낯설지 않다.

올해 치러진 LPGA 투어 대회 23개 가운데 만 20세 미만 10대 선수 우승은 무려 6차례에 이른다.

4개 대회에 한번 꼴로 10대 챔피언이 배출된 셈이다.

LPGA투어 '틴에이저 돌풍'은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한국 이름 고보경)가 주도한다.

리디아 고는 올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스윙잉스커츠 LPGA 클래식, 그리고 캐나다여자오픈 등 3승을 따냈다.

리디아 고는 3차례 우승을 토대로 상금랭킹 2위에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브룩 헨더슨(18·캐나다)도 LPGA투어 10대 돌풍의 주역 가운데 한명이다.

헨더슨은 스폰서 초청을 받거나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한 대회마다 상위권 성적을 거두더니 지난달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압도적인 타수 차로 우승하면서 '슈퍼 틴에이저' 반열에 올랐다.

헨더슨은 올해 12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한차례를 포함해 톱10에 4차례 입상하면서 70만2천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이는 LPGA투어 상금랭킹 14위에 해당한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펑샨샨(중국),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 등 LPGA 투어 강호들보다 상금이 많다.

1997년생 동갑인 리디아 고와 헨더슨은 내년에도 LPGA 투어에서 10대 돌풍을 앞장서서 이끌 것으로 보인다.

호주 교포 이민지(19)도 LPGA 투어 10대 돌풍에 한몫했다. 1996년 5월생인 이민지는 만 19세 생일을 열흘 앞두고 킹스밀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아마추어 시절 세계랭킹1위에 올랐던 이민지는 퀄리파잉스쿨 공동1위를 차지하면서 LPGA투어에 입성했다. 현재 상금랭킹 17위에다 세계랭킹 15위에 올라 정상급 선수로 공인받았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 김효주(20·롯데)도 LPGA투어 10대 돌풍을 거들었다. 지난 7월 만 20세가 됐지만 지난 3월 만 19세 때 파운더스컵 우승을 차지해 10대 챔피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10대 선수들의 거센 돌풍은 어릴 때부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을 받고 풍부한 실전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러나 LPGA투어에는 서른살을 넘긴 고참 선수들의 분전도 눈에 띈다. 올해 LPGA 투어 대회 우승자 가운데 3명이 만30세를 넘겼다.

23일 끝난 요코하마타이어 클래식에서 10년만에 투어 대회 우승을 맛본 크리스 터멀리스(미국)는 올해 34살의 베테랑이다. 1980년생인 터멀리스는 리디아 고가 3살이던 2003년 LPGA투어에 입성했다.

1981년생 수전 페테르센(노르웨이)은 매뉴라이프 LPGA 클래식 우승에 네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10위 이내 입상하는 등 투어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다음 달에 만 38살이 되는 크리스티 커(미국)도 기아 클래식 우승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커는 리디아 고와 무려 스무살 차이지만 세계랭킹 1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는 19일에 만 30세가 되는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역시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은 없지만 상금랭킹 2위에 세계랭킹 3위에 올라 있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만 30살 고참 선수다.

LPGA투어에서 활동하다 TV 골프 중계방송 현장 해설을 하는 배경은(30)씨는 "좋은 교육 환경과 골프 장비의 발달, 실전 경험을 쌓을 무대가 많아진 10대 선수들은 강한 체력을 앞세워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체력만 받쳐준다면 30대라도 얼마든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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