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이번 [윤기영의 인사이드 스포츠]는 영국 런던에 있는 김미애 매니저가 전하는 The SSE Women's FA cup 결승전 당일 이야기입니다.

지난 1일은 9만명이 수용가능한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 경기장에서 영국 여자축구의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인 The SSE Women's FA cup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었다.



잉글랜드 여자축구대표팀이 2015 캐나다 월드컵에서 3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둬 더욱 관심이 많아진 여자축구 팬층을 넓히고, 이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노력하는 여자축구 관계자들의 모습이 실감이 났다.

웸블리 경기장으로 향하는 전철에서부터 첼시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여기저기 눈에 보였다.

전철역에서 경기장으로 걸어가는 팬들의 모습이 장관이었다. 필자가 뛰는 게 아닌데도 뿌듯하고 벅찬 마음이 밀려오는데,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어떤 마음일까 사뭇 짐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첼시 레이디스 구단주가 챙겨준 티켓으로 가족석으로 이동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경기장의 규모와 경기장을 꽉 채운 관중들의 열기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시작 전 여기저기 둘러보며 우리 일행과 한국팬들을 찾는 지소연의 모습이 보였다. 자연스레 지소연에 대한 기대보다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트로피에 머리를 부딪혀서 아파하는 지소연]

▶지소연, 경기직전까지 감기몸살로 훈련도 못해

사실 지소연은 감기몸살로 화요일부터 나흘을 꼬박 앓았다. 도핑검사 때문에 감기약도 먹지 못한 채 해열제로 열만 다스리고 입맛도 없는지 이틀 동안 식사시간만 빼고 잠만 잤다.

목요일에 팀닥터를 만나러 훈련장에 가니 감독 역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오늘 훈련은 걱정 말고 푹 쉬라'며 하염없이 걱정했다. 지소연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금 몸 상태가 나은지 족발이 먹고 싶다고 해서 꿩 대신 닭으로 저녁에 보쌈을 해먹었다. 보쌈 먹고 힘내서 결승전에 뛸 수 있기를 소망했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고생했던 지소연이 선발로 경기에 출전하게 되니 괜히 가슴이 벅차고 은근히 감동까지 밀려왔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고 첼시 레이디스와 노츠카운티 두 구단을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으로 경기장은 점점 뜨거워졌다. 온 힘을 다해서 뛰는 선수들을 보니 우승 트로피가 얼마나 간절한지 느껴졌다.



▶지소연의 결승골, 세레머니위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한인석

그리고 전반 36분 지소연 선수의 골이 터졌다. 에니올라 알루코의 패스를 이어받아 당황한 수비수들을 뚫고 침착하게 골. 역시 중요한 순간에 침착성을 잃지 않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지소연의 공격 본능이 빛난 순간이었다.

말 그대로 역사적인 매우 의미가 있는 득점을 한 지소연이 가장 먼저 골 세레머니를 위해 달려간 곳은 한국팬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경기장을 찾아준 한국 교민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 지소연의 착한 마음 때문에 정말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모든 첼시 팬들이 일어나서 환호하고, 특히 필자가 있던 가족석에서는 지소연이 해낼 줄 알았다며 다들 칭찬 일색이었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끝내 첼시 레이디스는 지소연의 결승골을 지켜 1-0으로 승리하며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지는 시상식에서 지소연은 제일 먼저 한국팬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이니만큼 모든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소연은 졸졸 따라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우승 뒷풀이, 동료 선수, 감독-구단주는 지소연 얘기만

지소연의 활약 덕분에 첼시 레이디스는 창단 후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쾌거를 이뤘고 시상식 후 모든 선수들과 스태프, 선수 가족들은 스탬포드 브릿지 경기장 근처 회식장소로 향했다.

다른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와 지소연과 사진을 찍고, "네가 너무 자랑스럽다. 너와 한 팀이어서 너무 행복하다"라며 지소연을 안아주었다. 팀 동료들이 지소연을 얼마나 아끼고 고마워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엠마 헤이스 감독과 구단주도 지소연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물론 지소연에 대해서는 항상 칭찬을 마다하지 않지만 이날은 특히나 더 지소연에 대해 칭찬이 유달리 컸다.


[현지 교민, 김미애 매니저(중앙 안경)와 우승 뒷풀이를 함께한 지소연]

상당히 빠듯하고 긴 하루도 전혀 힘들지 않고 행복했다. 첼시 레이디스가 우승하여 좋은 것은 물론, 그 주인공이 바로 지소연이었기에 더 좋았던 뜻 깊었던 하루였다. 컵 대회 우승 트로피에 이어 작년 한 골 차로 놓친 리그 우승 트로피도 거머쥐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었다. 인스포코리아 대표이사 kyyoon68@hanmail.net

이전1page2page다음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5/08/21 09:01:54   수정시간 : 2015/08/21 10:18:01
AD

오늘의 핫이슈

AD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