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전창진 감독이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놨다. KBL은 이번 사태를 어떤 방식으로 최종 매듭지을까.

KGC인삼공사는 “지난 4일 저녁 전창진 감독이 구단에 감독직 사퇴 의견을 전해왔다”고 5일 밝혔다.

전창진 감독은 “지난 3개월여 간 경찰의 수사를 받아왔으나 KBL에서 요청한 등록유예 마감 기한인 8월14일 이전까지 사태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최근 검찰로의 사건 송치도 지연되는 등 수사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더 이상 구단과 연맹에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라는 판단 하에 본인의 거취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창진 감독이 스스로 물러남과 동시에 KGC인삼공사가 김승기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등록시키면서 사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분위기이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여전히 존재한다.

앞서 KBL은 6월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창진 감독의 지도자 자격 여부를 놓고 심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김영기 총재는 “진위가 밝혀질 때까지 지켜보자는 입장, 즉 법적 절차에 의해 판단을 하자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나름의 자체 조사를 실시해왔고, 경기 내적인 문제에 국한해 몇 가지 규약을 토대로 전 감독이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있는지를 심의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경기 내적인 부분만으로 따졌을 때에도 지도자로서 결격사유가 인정된다면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

물론 전창진 감독이 향후 농구계에 복귀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사가 계속해서 진행 중인 가운데 전 감독이 무죄 판정을 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전 감독은 등록유예 마감 기한 이내에 사태 해결이 어려울 뿐 아니라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구단과 연맹에 부담이 지워지는 부분에 대한 책임을 졌을 뿐 여전히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과 관련된 혐의에 대해서는 억울한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결국 명예를 되찾는 상황으로 수사가 종료될 경우 확률은 떨어지나 지도자 복귀 가능성이 먼 훗날까지 제로(0)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KBL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듯 전 감독의 지도자 자격 여부에 대한 심의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될까. 사실 이 또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KBL 관계자는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 조치를 받은) 강동희 감독과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고 운을 뗀 뒤 “강 감독의 경우에는 사퇴 당시 소속이 동부로 등록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KBL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었지만 전창진 감독의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등록이 안 된 상황이나 다름없다. 밖에 있는 분을 놓고서 제정위원회를 열어 제재를 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KBL이 현 시점에서 전 감독을 제명할 경우 수사 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타 종목의 경우에도 제명 조치 이후 무혐의 판결이 나온 사례가 있었던 만큼 수뇌부에서도 좀 더 신중한 입장과 함께 계속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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