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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결국 선택은 ‘잠정 은퇴’였다. 한국여자배구를 이끌 선수로 꼽히던 곽유화(22·흥국생명)는 그렇게 쓸쓸히 퇴장하고 말았다.

흥국생명은 30일 2015-2016시즌 등록선수 14명 명단을 공개하며 곽유화를 '6월30일자 은퇴선수'로 분류했다. 박미희 감독은 곽유화와의 면담 후 은퇴 선수로 공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한국의 취재 결과 곽유화는 도핑 파문 이후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꾸준히 팀 훈련에는 참가했지만 여성선수로서는 흔치 않은 금지 약물 복용이 발표난 뒤 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고 한다.

곽유화의 측근은 “곽유화가 겉으로는 털털하고 남성적인 면도 있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여린 성격”이라며 “그 사태 이후 곽유화도 사람이다 보니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원치 않더라도 보지 않았겠냐”라며 안타까워했다.

여론을 더 악화시킨 것은 잠깐의 면피를 위해 내세웠던 거짓말이었다. 곽유화는 청문회에서 ‘한약을 잘못 먹었다’고 진술했으나 대한한의사협회에서 거센 반발을 보이며 결국 다이어트약을 먹었음을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도핑과 함께 거짓말에 대한 죄목까지 추가돼 여론의 폭탄을 정면으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곽유화는 비난 여론에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것과 동시에 육체적으로도 위장염으로 최근 고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유화는 시즌이 끝난 뒤 위장염이 심해져 입원까지 했다고 한다. 여론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올 시즌 배구를 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완전히 은퇴했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구단 관계자들은 곽유화가 심적으로 힘든 시간이 지나고 여유를 찾는다면 현역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곽유화의 나이는 한국나이로 고작 23세밖에 되지 않았다. 2011 세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선정될 정도로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다. 당장은 은퇴를 선언했지만 ‘은퇴’라는 단어 앞에 ‘잠정’이라는 단어가 붙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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