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입문해 이번이 첫 국제대회…"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장애가 있어 오히려 세상 더 깊게 이해한다'는 보험설계사 엄마의 격려가 큰 힘"

김고운(20)의 '셀카'. 사격장에서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이렇게 셀카를 즐기는 평범한 여대생이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여아의 이마에서 열이 나더니 곧 온몸이 불덩이가 됐다.

열은 이내 식었지만 아이는 평생 짊어져야 하는 청각장애를 얻었다.

중학생이 된 아이는 '총싸움' 얘기가 나오는 소설에 빠져 '한국을 대표하는 사격 선수가 되고 싶다'고 엄마를 설득했다.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10m 공기소총에 출전하는 김고운(20·남부대)의 인생 스토리다.

청각장애는 언어장애를 수반한다.

김고운은 장기간 언어치료를 받은 덕분에 일상적인 대화는 가능하지만 발음이 다소 부정확한 것은 사실. 이런 이유에서 인터뷰는 온라인 메신저로 이뤄졌다.

그는 청각장애 2급이다. '보청기를 빼면 암흑처럼 아예 안 들린다'는 것이 본인의 설명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적잖은 불편함이 있지만 사격선수로서는 청각장애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일반 선수는 사격할 때 주변에서 떠들면 집중하기가 어렵잖아요. 전 집중해야 되는 상황에서는 아예 보청기를 빼버려요ㅋㅋㅋ"

부모님은 김고운이 어렸을 때 이혼했다.

어머니는 보험설계사 일을 하면서 딸이 구김살 없이 자라게 해주려고 '넌 장애가 있어서 오히려 세상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고 위로하고 격려했다.

어머니는 일반인이 하는 말과 행동을 그대로 배워보라며 딸을 장애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로 보냈다.

그는 사격선수로서 실력을 최대한 업그레이드 하려고 대회도 장애인이 아닌 일반인 대회에 나간다.

재능은 이미 증명했다.

사격에 입문한 지 몇 달 안 돼 출전한 2010년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중등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대한사격연맹 회장기 3위, 전라남도지사배에서 1위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는 김고운이 출전하는 첫 국제대회다.

김고운은 "첫 국제대회인 만큼 너무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라며 "물론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을 좋아한다"면서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도 겸손할 줄 아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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