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삼성 제공.
[스포츠한국 김윤희 기자] 프로농구 사상 역대 최고액을 기록하며 삼성으로 이적한 문태영(37)이 “삼성 스포츠단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라는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문태영은 2014~2015시즌이 끝난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울산 모비스에서 서울 삼성으로 팀을 옮겼다. 삼성은 문태영에게 7억 4,700만원의 연봉에 인센티브 8,300만원 등 보수 총액 8억3,000만원의 조건으로 2년 계약을 맺었다. 2008~2009시즌 김주성(동부)의 종전 최고 보수 금액인 7억 1,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입단이 확정된 뒤 25일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문태영은 22일 용인시에 있는 삼성 체육관을 찾아 구단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설을 미리 둘러봤다. 문태영은 “시설이 아주 마음에 든다”며 “구단이 좋은 성적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나도 다음 시즌 삼성의 성적이 기대된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구단이 선물한 삼성의 팀컬러인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문태영은 “삼성이 명문 구단이라는 이야기는 전부터 들어왔다. 선수라면 누구나 뛰어보고 싶은 팀이다. 실제로 입단하게 돼 기분이 좋다”라고 새 유니폼을 입게 된 각오를 밝혔다.

최근 세 시즌을 모비스에서 뛴 문태영은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야구와 농구에서 삼성이 최강의 위치를 굳힌 것처럼 농구도 예전의 영광을 찾는 데에 힘을 보태겠다”라며 “삼성을 떠나게 될 때 삼성 스포츠단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새로운 팀에서 뛰게 될 2015~2016시즌 목표를 묻자 문태영은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기록을 내고 싶다”라고 답했다. 문태영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6.9점의 득점과 6.3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문태영은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든 고참 선수가 됐다. 이에 대해 그는 “삼성은 어린 선수가 많아 그들에게 훈련하는 태도나 과정, 경기에서 이기는 방법을 전수해주고 싶다”라며 “나 역시 팀 동료들이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맡겠다”라고 말했다.

농구 선수로는 최초로 연봉 8억 시대를 연 주인공이 된 그는 “영광이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한 결과라 생각한다”라고 말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서 내 기록을 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연히도 새롭게 몸담게 된 삼성은 그의 전 소속팀 모비스에 유난히 약했다. 2012년 1월부터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에 무려 20연패를 당했다. 문태영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웃으며 “시즌마다 팀 전력은 달라진다. 꼭 모비스를 이기려는 건 아니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당연히 모비스를 이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이었던 문태영은 지난 2009~2010시즌을 앞두고 한국 국적을 취득해 국내 프로농구에 데뷔했다.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국가대표는 선수로서 항상 영광스러운 자리다. 후보 선수에 올랐다고 들었다. 만일 내게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그는 아직 FA 계약을 완료 짓지 못한 친형 문태종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문태종은 영입 희망 구단이 나타나지 않아 원소속팀인 창원 LG와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문태영은 “형이 LG에서 정규리그 1위도 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땄는데 영입 의향을 받지 못해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문태영은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LG에서 활약하며 평균 20득점을 올렸고 2012년부터 3년간 모비스에서 평균 15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그는 공격수 포지션인 포워드로 슈팅과 돌파에서 탁월한 능력을 지닌 선수다.

지난해 최하위에 머무르며 어려운 시간을 보낸 삼성은 외국인 선수 2명에 ‘통큰’ 문태영 영입까지 성공시켜 이미 6강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게 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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