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단체 종합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딴 손연재 이다애 김윤희 이나경.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윤희 기자] 대한체조협회와 세종대의 갈등으로 안방에서 열리는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리듬체조 단체전에 한국대표팀은 나서지도 못할 위기에 처했다.

대한체조협회는 오는 7월 열리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참가 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인 지난달 30일이 훌쩍 지났으나 아직까지 리듬체조 단체전 참가 선수 명단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선수 선발을 놓고 협회와 세종대 사이에 그간 쌓여왔던 첨예한 갈등이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리듬체조 단체 팀은 세종대가 유일하다. 따라서 세종대 측은 유니버시아드에 세종대가 대표로 출전할 것을 요청했으나 협회는 이 제안을 거절해 지난달 18일 리듬체조 단체종목 국가대표 선발전을 열었다. 세종대는 이 대회에 불참했다.

협회 측은 "일반 초청대회가 아닌 메이저대회인 유니버시아드에 나갈 선수를 선발전 없이 뽑을 수 없다"며 "세종대가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단체 선발전에 출전한 10명의 선수 중 대학생이 2명에 불과하면서 더욱 커졌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대학이나 교육부가 인정하는 대학에 준하는 교육기관에 다니는 선수만이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협회는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6명의 선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에 협회는 지난달 25일 유니버시아드 단체 파견대표 충원 평가전 공고를 냈고 세종대 측에서 선수 3명과 지도자 1명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등기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종대 측은 아무런 답이 없었고 충원 평가전이 열리지 못한 것은 물론 유니버시아드 참가 선수 명단 제출도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세종대는 "오히려 협회 측이 '갑질'을 하고 나섰다"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우선 협회 측이 보냈다고 하는 등기는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세종대 측은 "선수 명단 제출 1시간 전에서야 이메일로 공문을 받은 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선발전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세종대는 "리듬체조 단체 종목은 축구처럼 포지션이 있는 종목이다. 다른 선수로 그 포지션을 채워 넣을 수 없다"면서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에서 대회를 두 달 앞둔 시점에 대학 연합팀을 구성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세종대는 그간 협회의 대표 선발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세종대 측은 대표 선발 과정에서 협회 측의 밀어주기 의혹이 수년 간 있었다며 지난달 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에 협회의 선발 과정에 대해 신고를 마친 상태다.

이어 "협회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지 않는 이상 한국 리듬체조의 발전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협회와 세종대의 갈등은 비단 최근에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6월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도 6위를 기록한 세종대 선수가 아닌 8위를 기록한 다른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선정 시비가 불거지기도 했었다.

지난달 치른 대표 선발전에서 역시 신체 계측평가에서 규정대로라면 0점을 받았어야 할 선수들이 실제 채점 과정에서 기본 점수인 5점을 받아 대표 선발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 논란이 공개됐을 당시 협회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협회는 15일 회의를 열고 유니버시아드 단체 종목 대표 선발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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