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윤희 기자] `자살일까, 실족사일까.'

갑작스런 죽음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는 ‘당구의 신’ 김경률의 사망 원인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아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대한당구연맹은 23일 “한국 당구의 세계화에 앞장서며 세계3쿠션계를 아우르던 김경률 선수가 22일 오후 3시경 덕양구 화정동 자택 11층 베란다 창문 밖으로 떨어져 사망했다”면서 “그가 베란다 정리 중 실족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고양경찰서는 김경률의 사인에 대해 타살의 혐의점이 없어 사고사와 함께 자살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아파트 20층에는 김경률의 부모가 살고 있다. 그는 명절을 맞아 부모 집을 찾았으나 사고 당시 부모는 잠을 자고 있었고, 가족은 집으로 돌아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김경률은 눈떨림 현상을 치료하기 위해 뇌신경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며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인들에게 "선수로서 새 삶을 찾겠다"며 강력한 재기 의지를 보였다.

또 그가 2주전 당구업체와 후원계약을 체결해 선수로서 전환점을 마련한 상황에 전해진 비보여서 사고사에 무게가 실린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12년 결혼한 그는 딸을 둔 아버지이자 가장이다. 최근까지 당구전문채널에서 당구 레슨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밝은 모습과 화려한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특히 23일은 김경률의 생일이기 때문에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최근 그가 시작한 당구 용품 관련 사업이 잘 되지 않아 고민했다는 얘기를 근거로 자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규모가 크지 않고 막 시작한 단계여서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경률은 프로에 데뷔한 2003년 SBS 당구대제전, SBS 왕중왕전에서 연이은 준우승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국내랭킹 1위로 2006 도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10년 수원 월드컵과 터키 월드컵에선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당구의 대표주자로 올라섰다. 2013년 세계 3쿠션 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한국 당구의 위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당구 세계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코드롱, 야스퍼스, 산체스, 브롬달 등정상권 선수들을 제압하며 ‘당구의 신’이라 불리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명지병원에 마련됐으며 유가족의 뜻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발인은 2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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