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는 인스포코리아의 이흥민 부장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김연경 선수 경기를 직접 보고 온 현장상황과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세계 최고의 배구리그를 가진 터키

인스포코리아에 재직 중인 필자는 회사의 배려로 가족 모두 터키에서 김연경 선수 경기를 직접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세계 최고의 여자배구 리그인 터키 리그는 12개 팀이 정규시즌으로 22경기를 치른 뒤 8위까지 플레이오프 경기를 갖는다. 현재 김연경이 뛰고 있는 페네르바체를 비롯해 바크프방크, 에자즈바쉬, 갈라타사라이 4개팀이 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CEV(유럽배구연맹) 랭킹 1위인 터키는 플레이오프 3위팀까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시에는 클럽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한다. 플레이오프 4, 5위 팀은 CEV컵 출전권, 6위는 CEV 챌린지컵 출전권을 받는다.


[사진 왼쪽부터 김연경, 터키에서 근무 중인 인스포코리아 임근혁 과장, 가장 오른쪽이 인스포코리아 이흥민 부장과 가족]

▶배구에 대한 열기와 인기가 대단한 터키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18일 터키 부르한펠렉살롱 경기장. 페네르바체와 라이벌 갈라타사라이와의 정규시즌 13라운드가 펼쳐졌다.

경기 시작 전인데도 파랑, 노랑줄의 페네르바체 구단 셔츠를 입은 몇몇 사람들을 중심으로 관중이 모여들었다. 페네르바체 응원가를 부르는 이들 주변으로 계속해서 팬이 늘어났고, 그 열기는 경기장 주변부터 달아오르고 있었다.

터키인들의 배구에 대한 열정은 지나칠 정도로 뜨거워 간혹 열혈 팬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싸움을 막기 위해 라이벌전에는 경찰이 상주한다. 특히 경기장인 부르한펠렉살롱에는 홈팀 응원단만 입장할 수 있다.

개인이 응원할 때에도 원정 팀의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 그걸 모르고 원정 팀 유니폼을 입으면 입장이 제지된다. 경기 내내 남녀노소 구분없이 자연스럽게 응원하는 모습에서 100년 넘는 페네르바체 구단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도 돋보인 김연경

서브 공격은 김연경의 뛰어난 장점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단적으로 지난달 14일 열린 CEV 챔피언스리그 예선경기에서는 프랑스 낭트 팀의 5명의 선수가 김연경의 서브 공격을 받기 위해 리시브를 준비하기도 했을 정도다.

이날도 김연경의 서브 공격 때 갈라타사라이 선수 4명이 리시브 준비를 했는데 강력하고 예리한 서브를 정확하게 받기는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페네르바체는 1세트는 우세하게, 2세트는 혼전 속에 역전으로 먼저 두 세트를 따냈다. 3세트에서 계속 끌려가던 페네르바체는 19-24 위기의 순간 김연경의 서브 득점과 팀의 연이은 공격 성공으로 듀스에 이어 27-25로 역전에 성공하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결국 경기는 3-0(25-19, 25-20, 27-25) 승리로 끝났고, 김연경은 팀의 에이스로서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인 19점(서브2, 블로킹1, 공격 성공률 48%)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기량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터키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연경

이날 경기의 백미는 3세트였다. 19-24, 5점차로 뒤진 상황에서도 페네르바체 선수단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1점씩 따라 붙었고, 김연경의 득점이 이어지자 관중 모두 일어서서 "KIM", "KIM", "KIM" 을 연호하며, 응원 구호를 외치고 있었고,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어 관중 모두의 응원을 끌어내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드디어 역전하는 순간 모두 뜨거운 응원과 박수를 보냈고, 결국 선수단은 27-25 역전승으로 관중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경기를 같이 본 10살 아들이 쥐고 있던 주먹을 펴서 땀이 찬 손바닥을 보여주며 “이렇게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 넘치는 경기는 매일 보고 싶어요”라는 말에 아버지로서의 부정보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꼈졌다. 이런 감동을 준 김연경과 페네르바체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한국에서 온 여행객들은 직접 김연경을 찾아 사진촬영을 요청했고, 수많은 터키인들 역시 기념촬영과 사인을 요청했다. 김연경은 경기 직후 피곤함을 무릅쓰고 밝은 표정으로 한국팬과 현지팬들에게친절하게 기념사진 촬영에 응했다. 김연경을 기다리는 동안 '이런 모습이야말로 진정 대한민국을 긍정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현재 배구계에서 김연경은 세계적인 선수가 아닌 세계 최고의 선수로 통한다. 대한민국 배구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 배구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는 것이 바로 김연경임을 현지에서 더욱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인스포코리아 대표이사 kyyoon68@hanmail.net

사진=인스포코리아, 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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