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 유재학 감독도 두 명의 신인 배수용(왼쪽)과 김수찬(오른쪽)의 활약을 인정했다. KBL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울산=조형래 기자] “문태영이 없지만 어떻게 보면 기회다. (문)태영 없을 때 한 번 해봐야지”

문태영은 지난 20일 SK와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2주간 이탈이 불가피하다. 이날 삼성과의 경기가 문태영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경기였다.

22일 삼성과 맞대결을 앞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문태영의 공백이 오히려 기회라고 했다. 특히 경희대를 졸업한 신인 포워드 배수용(22·195cm)에 출전 기회를 줄 것임을 암시했다.

유 감독의 말처럼 배수용은 2쿼터 1분 43초 만에 코트를 밟았다. 여기에 한 명 더. 명지대 출신 신인 가드 김수찬(22·188cm)도 2쿼터 2분 48초에 올 시즌 처음 투입됐다. 그리고 두 명의 신인들은 망설임 없이 코트를 누비면서 울산 홈 팬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배수용은 투입되자마자 자신 있게 돌파를 시도하며 득점을 노렸지만 공은 림을 빗나갔다. 이는 배수용의 2쿼터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한 복선이었다. 이후 전반 종료 2분7초 전 베이스라인을 타고 들어가 리버스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바스켓카운트까지 얻어냈다.

김수찬 역시 앞선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빠른 트랜지션으로 코트를 휘저었다. 전반 종료 2분 48초 전에는 양동근의 아울렛 패스를 받아서 속공으로 첫 득점을 올렸고, 이후엔 돌파에 이은 왼손 레이업 슛을 성공시켰다. 여기에 날랜 손놀림으로 가로채기까지 기록했다. 데뷔 첫 경기에서 대학시절부터 발휘해 온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두 선수는 전반 종료 직전 배수용과 김수찬은 멋진 작품을 만들 뻔 했다. 삼성 어센소 엠핌의 공을 가로챈 김수찬은 반대쪽 코트로 넘어왔고 트레일러 역할을 하던 배수용이 재빠르게 골밑으로 컷인으로 들어왔다. 김수찬은 배수용에 공을 건넸고 배수용이 이를 덩크까지 연결시켰다. 성공됐다면 신인들의 완벽한 콤비 플레이였지만 배수용의 덩크는 아쉽게 림을 외면했다. 동천체육관의 관중들도 아쉬움의 탄식과 함께 신인들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수찬은 이날 첫 출전에서 17분42초를 활약하며 7득점 2리바운드, 배수용은 11분9초를 뛰면서 5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들은 2쿼터에만 9점을 합작했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 역시 “오랜만에 신인들이 코트에 나와서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말하며 이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김수찬은 경기 후 데뷔 첫 경기에 인터뷰를 하는 기쁨도 누렸다. 김수찬은 “제가 시즌 첫 출전이라서 조금 긴장을 많이 했다제 플레이 못 보여준 것 같다. 앞으로 출전 시간 있게 되면 신인답게 열정 넘치게 해보겠다”며 첫 출전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 역시 밝혔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모비스는 문태영의 공백을 느끼지 않고 2쿼터 자칫 흔들릴 수 있었던 분위기를 다잡으며 결국 78-59로 승리를 거뒀다.

그동안 모비스는 가용 인원이 적어 체력적인 부분이 잠재적인 위협 요소였다. 그러나 삼성전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배수용과 김수찬으로 인해 모비스는 문태영의 부상 속에서도 코트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을 찾아낸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