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과 허일영이 오리온스의 복수전 중심에 섰다. KBL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안양실내체=박대웅 기자] 오리온스 허일영(28)과 이승현(22)이 짜릿한 복수극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오리온스는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92-63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3연승 행진과 함께 11승3패를 기록, 같은날 LG를 상대로 나란히 승리를 따낸 1위 모비스(12승2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특히 오리온스는 지난달 30일 KGC인삼공사에 패하며 프로농구 역대 최초의 1라운드 전승에 실패했지만 두 번째 대결에서 29점 차의 완벽한 설욕을 펼치며 기어이 올시즌 가장 먼저 전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경기를 접수한 주인공은 단연 허일영이었다. 이날 허일영은 3점슛 5방을 포함해 무려 23점(3리바운드)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트로이 길렌워터가 추일승 감독의 주문대로 외곽 기회를 찾는 데에 주력했고, 이현민 역시 날카로운 돌파로 상대 수비를 뒤흔든 뒤 양궁부대 쪽으로 패스를 여러 차례 연결했다. 이와 같은 기회를 허일영이 순도 높은 외곽포로 마무리 지으면서 오리온스가 일찌감치 경기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었다.

허일영은 경기 직후 “지난 경기보다 기회가 많이 났다. 첫 번째 슛을 편하게 넣고 난 뒤 자신감이 생기면서 경기가 더욱 잘 풀렸다”며 승리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슈퍼 루키 이승현도 11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1블록으로 눈에 두드러지는 기록은 아니었으나 1쿼터에만 3점슛을 포함해 5점을 책임지며 기선 제압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KGC인삼공사와의 첫 대결 당시 복귀한 오세근을 상대로 2쿼터 만에 반칙 4개를 범하는 등 꼼짝 없이 밀렸던 경험이 있었기에 그의 설욕전은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이승현은 “첫 대결에서는 파울도 많았고, 제대로 힘 한 번 못 써봤는데 오늘은 파울 관리를 하면서 (오)세근이 형을 미들레인지 밖으로 밀어내는 작전을 썼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세근이 형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팀이 승리를 거둬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허일영과 이승현은 1라운드 전승이 무산됐던 당시의 아쉬움에 대해서 공통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허일영은 “몇 가지 의미 있는 최초의 기록이 걸려 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안일한 플레이를 하기도 했고, 그 뒤 연패가 이어진 것이 더욱 뼈아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승현 역시 “시합에 임할 때 연승 기록을 세울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지는 경기를 했다. 잘 추슬러서 연승을 다시 이어가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안도감을 드러냈다.

복수혈전의 중심에 선 두 선수의 다음 목표는 바로 1위 탈환이다. 1위 모비스와 1경기 차가 유지된 가운데 오리온스는 오는 15일 고양 홈경기를 통해 공동 1위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

이에 대해 허일영은 “두 팀 모두 상승세이기 때문에 어느 팀이 좀 더 집중력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KGC인삼공사전처럼 안일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모비스의 9연승을 우리가 끊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또한 이승현 역시 “(문)태영 형이 매치업 상대가 될 것 같은데 연구를 많이 해서 시합 때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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