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시즌 프로농구 초반 화제의 중심에는 서울 삼성 이상민(42) 감독이 서 있다.

현역 시절 엄청난 인기를 누린 이상민 감독이 이번 시즌 감독으로 변신해 과연 어떤 성적을 낼 것인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개막 후 2연패로 고개를 숙였다가 1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2점 차로 이겨 한숨을 돌렸다.

사실 이번 시즌 삼성의 전망은 밝은 편이 못 된다. 최근 세 시즌 간 6강 플레이오프에 한 번 오른 것이 전부인데다 비시즌 기간에 이렇다 할 전력 보강도 없었다.

그러나 세 경기에서 팀 속공을 15개나 성공하며 10개 구단 중 최다를 기록, 스피드라는 팀 컬러를 확실히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스타 출신들의 시즌 초반은 어땠을지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물론 매 시즌 팀마다 처한 상황이나 갖춘 전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승패를 단순히 비교해 감독 능력의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이상민 감독에게 팬들의 시선이 쏠려 있는 지금 다른 스타 출신 사령탑들의 시즌 초반을 회상해보자는 취지일 뿐이다.

지금까지 스타 출신 감독으로 꼽을 만한 지도자는 이상민 감독 이전에 5명 정도가 있었다.

1997-1998시즌 경남 LG(현 창원 LG) 지휘봉을 잡은 이충희 감독(55)과 같은 시즌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 감독대행에 선임된 김현준(1999년 작고) 코치를 비롯해 허재(49) 전주 KCC 감독, 강동희(48) 전 원주 동부 감독, 문경은(43) 서울 SK 감독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렬한 시즌 초반을 만들어낸 사령탑은 고(故) 김현준 감독대행이었다.

시즌 개막 직전에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대행은 개막 후 5연승을 내달리며 바로 이전 시즌인 1997시즌 최하위에 머문 '농구 명가' 삼성의 자존심을 한껏 곧추세웠다. 당시 존 스트릭랜드라는 '괴물 용병'이 단연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김 감독대행은 현역 시절 라이벌이었던 이충희 LG 감독과의 첫 '사령탑 대결'에서도 81-8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개막 후 5연승을 달성했다.

당시 이충희 감독도 개막 후 2연승을 거두며 김현준 감독대행과 함께 희망찬 시즌 초반을 보낸 기억이 있다.

2009-2010시즌 동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강동희 전 감독도 개막 후 2연승을 기록했고 2005-2006시즌 KCC 사령탑에 선임된 허재 감독은 개막 2연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문경은 감독은 감독대행 시절이던 2011-2012시즌 첫 경기에서 허재 감독의 KCC에 66-92로 대패를 당했다. 문 감독도 개막 후 2연패 끝에 1승을 거둬 이상민 감독과 똑같은 행보를 보였다.

흔히 '스타 출신 감독은 좋은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는 속설이 있으나 국내 프로농구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충희, 김현준, 강동희 감독이 개막 후 1라운드에서 6승3패로 선전했고 허재 감독과 문경은 감독도 4승5패로 반타작에 가까운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또 이충희, 허재, 강동희 감독은 감독 데뷔 시즌에 팀을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공교롭게도 감독대행을 맡았던 김현준, 문경은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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