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세계신 및 대회신기록 갱신...금 3, 은 1개로 역도 강국 면모 보여

양태훈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북한은 23일 현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역도에서만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따내며 역도 강국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역도에 걸린 6개의 금메달 중 절반을 북한이 가져간 것이다. 특히 남자 역도에서는 세계기록 및 대회기록을 연일 경신하며 역도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먼저 지난 20일 엄윤철이 56kg급 용상에서 대회 첫 세계 기록을 작성하며 합계 298kg(인상 128kg, 용상 170kg)으로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긴 데 이어, 21일 김은국은 62kg급에서 인상과 합계 세계신기록(인상 154kg·용상 178kg·합계 322kg)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가져갔다.

22일에도 리정화가 여자 58kg급에서 인상 102kg·용상 134kg·합계 236kg으로 금메달을 따 북한은 사흘 연속 금메달을 수확했다. 은메달을 딴 남자 69kg급 김명혁도 인상에서 2차례 대회기록을 갈아치웠다. 북한이 이토록 역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의 믿음이 있었기에 오늘까지 연전연승할 수 있었다"(남자 56kg급 엄윤철), "우리 최고사령관 김정은 원수님께서 우리에게 안겨주신 사랑과 배려가 그만큼 크기 때문에(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남자 62kg급 김은국), "(김정은)원수님의 배려에 더 높은 경기 성과로 보답하기 위해 평양에 새로 꾸려진 청춘거리 체육촌에서 마음껏 세상의 부러움 없이 훈련했다"(여자 58kg급 리종화)

23일 기자회견 등 북한의 역도스타들이 밝힌 비결이다.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이다.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개인적인 성향에다가 정권 위상을 높이고 체제 선전에는 스포츠가 효과적이라는 판단 아래 북한은 '체육 강국 건설'을 목표로 최근 스포츠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역도는 북한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종목이자 런던 올림픽에서 무려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북한 체육계의 전략종목으로 선정되었다. 북한 체육상인 김영훈 올림픽위원회위원장이 이틀 연속 인천달빛축제정원역도경기장을 찾은 것도 역도가 북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북한은 지난 6월 평양 청춘거리 체육촌에 위치한 역도 경기장의 시설을 새롭게 확충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북한 남자 역도 대표팀 관계자도 "새로운 시설과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다. 전국적으로 역도 관련 체육 시설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또한 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위해 지난해 9월에는 평양에서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김 위원장이 부인과 함께 대회에 참관하는 등 관심을 쏟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는 최고 대우를 해 주는 것도 북한이 역도 강국으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북한은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은국과 엄윤철, 림정심에게 노력영웅칭호와 함께 국기훈장을 수여하고 아파트와 고급 승용차를 선물했다. 평양에 위치한 체육인 전용 아파트는 가정용품과 고급가구를 갖추고 있고 진료소와 식당, 세탁소 등의 편의시설이 있는 현대식 건물이다. 또한 칭호를 받으면 연금지급 등에서 혜택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혜택으로 인해 북한에서 역도는 이미 인기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어릴 때부터 역도를 하려는 지원자들이 풍부해지고 이러한 지원자들을 철저하게 영재교육의 방식으로 가르치는 북한의 역도 교육체계는 결국 개개인의 실력 차가 크지 않는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하게 만들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리종화(여자 58kg급), 김명혁(남자 69kg급)이 국제대회의 기록이 거의 없는 신인 선수라는 점만 봐도 북한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터운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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