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노 고스케가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쑨양과 박태환을 밀어내고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인천=박대웅 기자] 박태환(25)과 쑨양(23)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두 선수를 모두 밀어내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선수는 바로 일본의 떠오르는 신성 하기노 고스케(20)였다.

하기노는 21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2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초 남자 자유형 200m는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3연패에 도전하는 박태환과 함께 이 부문 아시아 기록(1분44초47)을 보유하고 있는 쑨양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전망됐다.

하기노 역시 2012 런던 올림픽 개인 혼영 400m 동메달, 지난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개인 혼영 200m 은메달을 획득하며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자유형 200m에서는 박태환과 쑨양의 적수라기보다 다크호스 이미지에 좀 더 가까웠다.

그러나 하기노는 박태환-쑨양의 양강 구도를 무너뜨리며 남자 자유형 200m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예선에서 1분48초99의 기록으로 쑨양에 이어 전체 2위를 차지한 하기노는 결선 150m 지점까지도 쑨양과 박태환에 약 1초 가까이 뒤져있었으나 마지막 50m를 26초에 돌파하는 괴력의 뒷심을 발휘하며 두 선수보다 먼저 결승 터치 패드를 찍었다.

경기 직후 하기노는 “박태환, 쑨양과 같은 엄청난 선수들과 경기를 해서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운을 뗀 뒤 “두 선수가 원래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했다면 내게 금메달이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기노는 이어 “개인 기록 경신에만 집중했는데 놀랍게도 두 선수 사이에서 승리하게 됐다. 너무나도 행복하고, 이와 같은 자신감을 400m 자유형에서도 이어가 두 선수와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1분45초2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쑨양은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스피드 자체에만 전념했던 것 같다. 특히 마지막 50m에서 전력질주를 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이날 경기를 스스로 총평했다.

그러나 쑨양은 “이번 대결이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 같고,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좋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 그동안 박태환과 하기노의 빠른 스타트에 부담이 있었는데 나 역시 많은 노력을 통해서 어느 정도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름대로의 의미를 함께 부여했다.

한편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이 탄생한 가운데 박태환-하기노-쑨양은 오는 23일 자유형 400m에서 다시 한 번 뜨거운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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