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남자 단체 스프린트팀 "이대로 올림픽까지"

전역을 16일 남겨두고 금메달을 따낸 사이클 트랙 남자 단체 스프린트 대표팀의 임채빈(23·국군체육부대)은 "지금 조기 전역할 수도 있지만, 남은 군 복무를 마저 마치고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입대 전이었다면 임채빈은 20일 인천국제벨로드롬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사이클 남자 단체 스프린트 결승에서 금메달을 거둔 것을 토대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도 있었다.

만기를 16일 남겨둔 상태에서 뒤늦게 특례 혜택 기준을 충족하게 돼 아쉬울 법하지만, 임채빈은 금메달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덕분에 같은 팀의 손제용(20·한국체대)에게 특례 혜택을, 강동진(27·울산시청)에게 연금을 선물했다"며 웃어넘겼다.

그는 "군 문제는 전혀 생각지 않고 오로지 아시안게임 1등만 보고 1년간 준비했다"며 "국군체육부대에 있는 동안 실력을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군 복무도 마저 마치고 싶다"며 '군인 정신'을 뽐냈다.

이번 금메달은 한국 사이클 사상 최초로 단거리 단체 종목인 남자 단체 스프린트에서 거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어서 의미가 더욱 컸다.

대표팀의 맏형 강동진은 "이번에 단거리 단체전에서 첫 금메달을 따게 돼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막내 손제용도 "작년까지만 해도 아무도 우리가 이렇게 올라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이번 금메달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이어 "이 기세가 올림픽까지 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다른 사이클 대표팀들도 좋은 기운을 이어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처음 호흡을 맞춘 것은 지난 5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 사이클 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부터다.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수확한 대표팀은 4개월 뒤 인천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명실상부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둔 비결에 대해 임채빈은 "팀원들이 휴일도 없이 열심히 훈련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나와 손제용은 대구, 강동진은 울산 출신으로 셋 다 집이 경상도여서 성격도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큰 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손제용은 금메달을 확정한 후 강동진, 임채빈과 서로 아무 말도 못하고 "우와∼"라는 감탄사만 연발했다며 기뻐했다.

지난 7월 훈련 중 허리 디스크가 터지는 부상을 당한 손제용은 이날 경기 중에도 허리에 통증이 느껴졌지만 아무 생각 없이 달렸다면서 "아직 다 나은 게 아니었는데 이제는 재활하면서 좀 쉬고 싶다"고 밝혔다.

총 세 번에 걸쳐 트랙을 도는 경기에서 대표팀은 첫 번째 바퀴에서는 중국에 뒤지다가 역전에 성공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첫 번째 바퀴를 책임진 1번 주자가 바로 손제용이었다.

이에 대해 손제용은 "예상했던 일이어서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저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이 좋다"고 웃었다.

임채빈은 "1번 주자 손제용은 스타트 실력을 더 키우고, 2번 주자(강동진)는 스피드를, 3번 주자(임채빈)는 지구력과 스피드를 끌어올려서 전체적으로 실력을 향상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우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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