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전문기자 "피겨 룰 개정, 아사다 자신감에 영향"
'고난도 점프 권장' 룰에 따라 아사다가 기초점수 유리
"김연아, 점프 기초점 줄이려고 트리플 룹 구사할 수도"

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
아사다 마오(23)가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은 듯하다.

아사다는 지난 주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13 4대륙 선수권(4CC) 우승을 차지했다. 주특기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면서 총점 205.45점의 높은 점수도 기록했다.

피겨 전문기자 제키 웡은 13일(현지시간) 아사다의 연기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지난 밴쿠버 올림픽 이후 바뀐 피겨 룰이 그녀의 우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빙상연맹(ISU)은 2010년 '고난도 점프에 대한 기본 점수 향상'과 '회전수 부족과 다운그레이드를 분리해 차별화한 점수 부여'를 골자로 한 새로운 룰을 발표한 바 있다. 고난도 점프에 속하는 트리플 악셀(3회전 반)의 기본점수는 8.2점에서 8.5점으로 올랐다. 쿼드러플(4회전)의 경우 쿼드러플 토룹이 9.8점에서 10.3점으로 올라갔다. 이에 따라 기본점수가 0.2점에서 2.7점까지 훌쩍 뛰었다. 고난도 점프를 권장하겠다는 ISU의 의지를 읽일 수 있다.

아사다의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의 경우 종전에는 점프를 시도해 회전수가 부족하면 기본점 8.2점에서 확 깎인 더블 악셀 기본점(3.5점)을 받았지만 바뀐 룰을 적용하면 트리플 러츠의 기본점수와 동일한 수준인 6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아사다가 쇼트에서 트리플 악셀(8.5점), 트리플 플립-더블 룹(7.10점), 트리플 룹(5.61점)을 뛰고 김연아(23)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10.10점), 트리플 플립(5.30점), 더블 악셀(3.63점)을 뛰면 아사다가 김연아보다 2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는다.

프리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연아에게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가 있지만 김연아는 프리에서 아사다가 뛰는 트리플 악셀이나 룹(트리플 룹 5.10점, 트리플 플립-트리플 룹 10.40점, 트리플 플립-더블 룹-더블 룹 9.79점)을 뛰지 않기 때문에 기초점에서 10점 이상의 차이가 나게 된다.

웡은 이런 점을 주목했다. 웡은 "여자 싱글의 경우 트리플 악셀을 내세우는 선수는 아사다로 기초점수에 유리한 점이 아사다의 자신감을 키웠고 그녀의 프로그램에 큰 기술을 포함시키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됐다"면서 "아사다가 실제로 한두 개의 트리플에서 언더-로테 판정을 받더라도 김연아를 여전히 앞서게 된다"고 했다.

웡은 "쇼트와 프리 점프 기초점을 합쳐 비교하면 아사다가 김연아를 확실히 앞서는데 이는 의미심장한 차이다"며 "김연아가 지난해 12월 복귀전에서 완벽한 클린 연기를 펼친데 비해 아사다의 연기는 부족하지만 기술점수 차이는 무시 못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김연아는 이시다와의 점프 기초점을 줄이기 위해 트리플 룹을 구사할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지난 7일(현지시간) 2014 소치올림픽 관련 기사에서 2년 만에 복귀한 김연아가 최고 기록에 걸맞은 연기를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복귀했다면서 소치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했다. 아사다도 김연아 복귀에 맞춰 부상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아사다를 '포기하지 않는 열정의 소유자'로 치켜세우며 소치올림픽 금메달을 낙관하고 있다.

이렇듯 4CC 우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아사다는 김연아에게 절대 무시 못할 존재다. ISU의 새로운 룰이 김연아에게는 분명 불리하지만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도 리스크가 크다. 두 사람이 숙명의 맞대결을 벌이는 다음달 세계선수권대회에 피겨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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