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복귀 환호하지만… 미국 선수들에 불리" 전망

김연아가 6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67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부문에서 우아한 몸짓과 표정으로 연기에 몰입하고 있다. 국내대회에서 사상 첫 200점대 명품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경기 후“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 우승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동안 김연아(23·고려대)에게 찬사를 보내던 미국 언론의 태도가 뭔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가 지난 주말에 열린 한국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고 9일(한국시간) 보도했다.

김연아는 6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끝난 제67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에서 종합 210.77점으로 우승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넘어지는 등 실수로 64.97점을 받았지만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0.79점과 예술점수(PCS) 75.01점으로 합계 145.8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SI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세운 세계신기록(쇼트 78.50점+프리 150.06점=228.56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따낸 김연아를 주목했다. SI는 "이번 대회는 김연아가 2년 만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두 번째 무대다. 지난달 초 201.61점을 받아 우승한 독일 도르트문트 대회에 이어 녹슬지 않은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SI는 "김연아가 보여준 '레미제라블'의 프리스케이팅 연기는 오는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안겨줄 것"이라면서도 김연아로 인해 미국 여자피겨계가 큰 부담을 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다. 한 국가가 올림픽에 보낼 수 있는 최대 선수는 3명이다. 미국은 이 대회에서 3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따는 걸 목표로 세웠다. 미국은 참가 선수 2명의 순위 합계가 13이 되면 올림픽 출전 티켓 3장을 딸 수 있다. 순위 합계가 13을 넘기면 2명으로 줄어든다. 이를 두고 '매직넘버 13'이라고 부르는데 김연아가 복귀한 탓에 고대하던 매직넘버 13을 채우려는 미국은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여왕의 귀환에 전 세계 피겨계는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으로선 마냥 김연아에게 찬사를 쏟아낼 수는 없는 형편이다. 현재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애슐리 와그너를 비롯한 김연아 라이벌들이 표정과 몸동작 등 예술적인 표현력에서 결코 김연아의 적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선수권 우승으로 김연아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 여자 대표로 출전한다. 오는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 이탈리아의 캐롤리나 코스트너 등 전 세계 피겨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그 동안 안정된 연기를 위해 주무기인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을 포기했던 마오는 김연아의 복귀를 의식해 "다시 트리플 악셀을 뛰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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