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10일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장권옥(왼쪽), 전재수(오른쪽) 미국 대표팀코치들이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기위해 경기장을 찾았다가 박성인 단장과 얘기를 하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선수를 학대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전재수(43) 감독이 경쟁팀 선수의 스케이트를 훼손하도록 지시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13명의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미국중재위원회(AAA)에 보낸 진정서를 입수해 20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27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표 선발전 이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18일 AAA에 중재를 요청했다.

이 진정서에서 선수들은 2011년 쇼트트랙 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 감독이 한국계 선수 사이먼 조(한국명 조성문)에게 캐나다 대표선수인 올리비에 장의 스케이트를 망가뜨리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캐나다는 마지막 남자 5,000m 계주를 앞두고 올리비에 장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세 명으로 레이스에 나선 끝에 최하위인 4위에 그쳤다.

대회 직후 캐나다 빙상연맹은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 올리비에 장의 스케이트 날에 문제가 생겼으나 수리할 시간이 없었다"며 "세 명으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올리비에 장도 미국 선수들이 주장한 내용을 접하고 나서 "당시 어찌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면서 "방해 행위가 있었다는 의심이 들었지만 증거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미국 대표선수들은 사이먼 조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대회를 치르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동료에게 장의 스케이트를 망가뜨렸다고 시인하며 "후회가 되는 어두운 비밀"이라고 털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몇 달 뒤에도 사이먼 조가 동료에게 "모두가 그때 상황의 배후에 전재수 감독이 있다는 것을 안다"며 "시간을 돌리고 싶다"고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14명의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전 감독을 비롯한 한국인 지도자들이 신체·언어적인 학대를 당했다며 훈련을 거부하고 지도자 교체를 요구했다.

이를 계기로 선수를 몰아붙이는 '한국식' 지도 방식이 현지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등 전 감독 등 한국인 지도자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스포츠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될 소지가 있는 부정행위까지 거론되면서 전 감독은 한층 궁지에 몰리게 됐다.

사이먼 조와 전 감독은 이번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