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관중 경기도중 "태권도" 연호도

이대훈(20.용인대)이 9일(한국시간) 열린 남자 태권도 58㎏급 결승전에서 호엘 곤잘레스 보니야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문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발이 공중에서 날아다녀 박진감이 넘친다." "도망 다니기 급급한 예전 경기보다는 100배 더 재미있다."

런던올림픽 태권도 경기가 시작된 8일(한국시간)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만난 관중의 반응이다. 경기도중 우리말로 "태권도"를 연호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렸다.

국기(國技) 태권도가 런던올림픽에서 '흥행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패를 알 수 없는 긴장감, 발차기 한 방에 역전이 가능한 점수제, 전자호구 도입으로 판정 불신이 사라진 점 등이 주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날 경기는 1회전부터 결승까지 불꽃 튀기는 한 점차 승부가 이어지면서 눈길을 잠시도 뗄 수 없었다는 것이 경기장 안팎의 평가다.

현지시간 오후 10시30분이 지나서야 경기가 끝났지만 관중석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만원 관중들로 넘쳤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혀 낙승이 예상된 이대훈(남자 58㎏)도 예선 1회전부터 준결승까지 한 점차 살얼음 승부를 펼쳐야 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그 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지루한 경기 운영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지적을 받아왔다. 자연스레 올림픽 종목 퇴출설도 흘러나왔다. 설상가상 IOC가 런던올림픽을 지켜본 후 내년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 IOC 총회를 통해 올림픽 26개 정식 종목 중 하나를 탈락시키겠다고 발표하자 위기감은 증폭됐다.

WTF는 이에 따라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치기 위해 매트 크기를 기존의 가로 세로 10m에서 8m로 줄였다. 채점 방식도 대폭 수정했다. 이번 대회부터 직선 차기는 1점이지만 돌려차기땐 2점을 주도록 했다. 또 얼굴 공격 3점, 얼굴 돌려차기는 4점으로 나눠 역전 가능성을 높였다. 10초 동안 공격하지 않으면 감점하는 '10초 룰'도 도입해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발이 날아다닌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판정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전자호구 시스템과 즉석 비디오 판독제를 도입해 판정의 투명성을 높였다. 몸통 부위에 센서가 부착돼 타격이 일어날 때마다 전광판에 점수가 곧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조정원 WTF총재는 "개정된 룰로 치르는 첫 올림픽에서 단추가 잘 끼워진 것 같다"라며 2020년 올림픽 종목 잔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