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원회 "외국인에 냄새 풍긴다" 김치섭취 금지… 홍보관 역시 제기능 못해
대구에 정작 대한민국은 없었다. 1,850여 명에 달하는 외신기자들이 대거 방한한 이번 대회는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스포츠 축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약 10년 만에 최다 인원이 경기결과는 물론,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과 문화를 지구촌 곳곳에 알리고 있다.
그러나 취재지원 등을 담당하는 미디어 고위 관계자 등 대회 조직위가 한국 음식문화의 대표적인 김치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에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 김치는 한식의 대표 주자.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한식 세계화추진단'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김치 한류'의 바람도 거세다.
김치와 그 냄새가 정말 외신들에게 불쾌하고, 혐오감을 줄까. '김치 소동'이 있은 그 날 늦은 오후 대구시 동구 율하동 선수촌 인근 식당가에서 단체 회식을 하던 세계 3대 유력 통신사 중 한 언론사의 취재진을 만났다. 한 외신 기자는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쟁터나 세계 오지를 돌아다녀 그 나라의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다. 오히려 새로운 음식을 늘 접해보고 싶어하고 김치도 당연히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MPC 내 다른 외신기자들의 반응 역시 차이가 없다. 덴마크TV의 바셀리 올센 기자는 "태국과 한국음식이 아시아에서 최고"라며 "대구에 와서 김치를 처음 먹었는데 맵긴 했지만 맛이 독특해 돌아가면 또 생각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씨는 "밀폐된 공간에서 김치를 먹게 되면 아무래도 외국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자제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랬을 뿐"이라며 "승강이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치뿐만이 아니다. 대구스타디움 주변에는 이번 대회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형 홍보관이 즐비하고 연일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한국홍보관 규모는 3평 남짓에 불과하고, 찾는 이도 거의 없다. 이마저도 한국관광공사가 마련한 것이고, 조직위 자체 부스도 없다. 대구 시내 관광안내와 제주도 홍보 책자 등이 전부다. 대구 시민 정모(40)씨는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할 때 외국인에게는 생수를 공짜로 나눠주는데 우리는 안 주더라"며 "이젠 물까지도 차별 받아야 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전국체전만도 못하다"며 대회 운영 미숙을 지적하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