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과연 선수 외에 웃돈은 없었을까.

넥센의 기둥 황재균(23)이 20일 '깜짝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대신 넥센은 롯데로부터 내야수 김민성(22)과 투수 김수화(24)를 받았다.

이번 트레이드는 롯데에서 제안해 이뤄졌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홍성흔을 영입해 짭짤한 재미를 본 롯데는 올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황재균에게 눈독을 들였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6년 현대에 입단한 황재균은 지난해 타율 2할8푼4리 18홈런 63타점 30도루를 기록하면서 넥센의 대들보로 떠올랐다. 3루수 황재균은 지난 시즌 23홈런을 때린 강정호와 함께 넥센의 10년을 이끌 대형 내야수로 주목 받아왔다.

넥센은 구단 운영을 위해 '선수 세일'에 나선 지난해 말부터 "황재균과 강정호는 절대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없다"고 못박았었다. "둘의 경우 한 명당 100억원"이라는 말로 트레이드 추측에 선을 그었던 넥센이다.

롯데와 넥센 측은 이번 트레이드에서 "현금은 오간 일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지만 야구계에서는 롯데가 10억원 이상을 얹어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황재균을 영입하면서 롯데는 당장 3루수 고민을 해결하게 됐다. 올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타율 2할2푼5리 2홈런 21타점에 그치고 있는 황재균이지만 큰 어려움 없이 롯데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다는 평가다.

공수주에서 모자람이 없는 황재균이 붙박이 3루수를 맡으면 타격 3관왕을 향해 순항 중인 4번 타자 이대호를 1루로 옮길 수 있다. 수비 불안을 해소하면서 공격력까지 눈에 띄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는 홍성흔-이대호-카림 가르시아 클린업 트리오에다 황재균까지 거머쥐면서 최강 타선으로 남은 시즌을 맞을 수 있게 됐다.

한편 넥센은 황재균의 공백으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김민성(타율 0.256 2홈런 8타점)은 내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활용도가 높다. 김수화(통산 1승10패 평균자책점 7.41)도 투수 조련의 대가 김시진 감독이 이끄는 새 둥지에서 '만년 기대주' 꼬리표를 떼리라는 기대가 없지 않지만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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