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태범 금베달 외신 방응
"정빙 차량 사고로 빙질 나빴다" 평가절하

모태범(왼쪽)이 16일(한국시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2차시기에서 역주를 펼치 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서구 언론들이 '모태범의 금빛 질주'에 축하보다는 이유 없는 시샘을 보내 눈총을 사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모태범이 69초82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소식을 전하면서 "정빙 차량 사고가 스케이팅 경기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헤드라인을 뽑았다.

이어 신문은 "정빙기 2대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경기가 1시간 이상 지연돼 선수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렸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는 "모태범의 승리가 빙판 사고로 인해 가려졌다"는 제하 아래 정빙기 고장을 꼬집었다. 캐나다 언론들도 500m에 출전한 제러미 워더스푼(캐나다)이 시간 지연 때문에 눈물을 떨궜다고 일제히 전했다.

정빙 차량 사고는 모든 선수들에게 똑같이 적용됐기 때문에 서구 언론들의 이 같은 보도는 '모태범의 쾌거'를 이유없이 깎아 내리는 '핑계'에 불과하다.

는 15일에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서도 정빙기 고장으로 경기가 지연됐다고 밝힌 뒤 미국 대표팀의 닉 피어슨의 말을 인용해 "올림픽 역사상 최악의 빙질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빙질이 나쁘면 늦게 출발하는 조가 불리하다"는 전문가의 코멘트를 덧붙였다. 는 "터커 프레데릭(미국)이 코너를 도는 중 빙판이 파이면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시속 55km 이상 달리는 선수들에게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과 같은 빙판은 위험하다"고 전했다.

두 번째 레이스에서 19조에 속한 모태범이 만약 나쁜 빙판 상태에서 경기를 벌였다면 경기력에 가장 많은 악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모태범은 이 같은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결국 당당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그럼에도 스케이팅 강국들이 축하는커녕 질투 가득한 시선을 보내는 건 부러움의 표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편 모태범의 '빙속 기적'에 대해 AP통신과 로이터통신, AFP통신 등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찬사를 보냈다. AP는 "한국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로이터도 "빙상 강국 네덜란드 팬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대단한 질주를 펼쳤다"고 모태범을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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