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환호성·플래시 세례에 연습지장" 홈피서 자제호소

전용 훈련장 하나 없이 남의 집 더부살이를 하는 전세계의 ‘피겨 요정’ 김연아(18ㆍ군포 수리고)가 남모를 고충을 토로했다.

김연아는 1일 새벽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내가 대한민국 피겨선수라는 게 정말 억울하고 원망스러웠던 적이 딱 두 번 있습니다. 3월에 세계선수권 출국하기 전 마지막 연습과 불과 몇 시간 전에 있었던 오늘 연습입니다”라며 “여러분이 스케이트장을 지나가다 제가 연습하거든 속으로 응원해주세요”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김연아가 공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선 이유는 자신의 훈련에 쏠리는 팬들의 과도한 관심 때문. 김연아는 오는 17~18일 고양시에서 열리는 아이스쇼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연아가 훈련을 할 때마다 수많은 팬들이 모여들어 환호성을 지르고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등 훈련에 적지 않은 방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아는 미니홈피 게시글에서 “우리 선수들은 동물원 안에 있는 동물이 아닙니다”라고 격한 표현을 쓸 만큼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왔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더구나 김연아에 대한 팬들의 관심으로 인해 김연아와 같은 시간대에 함께 훈련을 하고 있는 다른 선수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김연아는 “저는 다른 선수들 연습시간에 끼어 타는 것이지 저만의 연습시간이 아닙니다. 저만 없으면 조용히 집중해서 연습할 수 있는 선수들이 저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다니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연습한다면 제 맘은 편치 않습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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