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 세계타이틀 매치에 나선 흑인 선수의 트렁크에 태극기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국제복싱연맹(IBF) 세계 주니어미들급 타이틀 매치에서 도전자 버노 필립스(38.벨리즈)를 처음 본 관중들은 흑인 선수의 국적에 대해서 잠시 어리둥절했다.

필립스의 트렁크 왼쪽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에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작은 나라 벨리즈의 국기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또 그의 트렁크 벨트 앞쪽에는 `경준(KYOUNG JUN)'이 영문으로 적혀 있고 링에 올라온 뒤 벗어던진 복싱 가운 뒷면에도 태극기가 눈에 띄었다.

필립스가 링에서 적극적으로 '한국'을 홍보한 것은 따뜻한 가족 사랑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사랑하는 아내가 한국 출신이고 아들의 이름이 `경준 필립스'이기 때문에 항상 태극기가 그려진 트렁크를 입고 링에 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프로 복싱에 입문한 필립스는 이날 챔피언 코리 스핑크스(30.미국)를 상대로 접전 끝에 2-1로 판정승을 거두고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한편 세계복싱협회(WBC) 웰터급 챔피언을 지낸 프로복서 셰인 모슬리(37.미국)도 한국계 아내 진 모슬리(31)를 위해 태극기가 포함된 트렁크를 입고 경기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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