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에서 복싱이 약하다는 소리를 결코 듣지 않도록 하겠다."

세계권투평의회(WBC) 전 페더급 챔피언 지인진(35)이 입식 타격대회인 K-1 데뷔전에서 일본 가지와라 류지(32)에 심판 전원일치로 판정승을 거뒀지만 표정을 밝지 않았다.

복싱 챔피언으로서 3라운드 동안 화끈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고 경기 운영 면에서 불만족스럽기 때문이다. 경기가 열린 장충체육관에서도 간혹 '지인진'을 외치는 응원 소리가 들렸을 뿐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에 이렇다할 함성도 들리지 않았다.

지인진은 경기가 끝난 뒤 "격투기 데뷔전에서 승리해 기쁘다"면서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부분에서 만족하지 못했다. 그런 점이 아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복서 출신으로서 격투기 첫 경기에 만족하느냐'란 질문에 "나로 인해 복싱이 약하다는 소리를 듣거나 다른 투기 종목과 비교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챔피언 복서 출신으로서 격투기 무대에서도 결코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각오의 표시였다.

지인진은 또 지난 해 한국권투위원회(KBC)에 타이틀 반납서까지 제출하면서까지복싱계를 떠나 격투기로 전향했지만 복싱에 대한 애정을 여전히 나타냈다.

그는 "잠시 복싱과 등을 지고 있지만 나중에는 복싱을 위한 후배 양성에 힘쓰고싶다. 지금은 K-1에서 뛰고 있지만 복싱을 여전히 사랑한다. 옛날처럼 복싱 인기가 되살아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1으로 전향하고 싶어하는 복서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란 질문을 받자지인진은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인 뒤 "저도 힘들어서 이쪽으로 왔다. 복싱 선수들이 정말 힘들어서 격투기로 온다면 말릴 수는 없겠지만 속마음으로는 복싱을 하라고얘기해 주고 싶다. K-1에 온다고 모든 걸 보장받는 건 아니다"고 대답했다.

앞으로 각오를 묻는 질문에는 "K-1에서 최고가 되는 건 당연한 목표다. 오랫 동안 격투기를 한 다른 선수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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