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코리안투어 금강산 아난티 NH농협오픈

북한에서 열린 최초의 골프대회인 SBS코리안투어 금강산 아난티 NH농협오픈 우승의 영예는 김형태(30.테일러메이드)에게 돌아갔다.

김형태는 28일 북한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아난티 골프코스(파72.7천63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인 신인 방두환(20.클리브랜드)에 2타 앞섰다.

올해 SK텔레콤오픈과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준우승만 두 번 했던 김형태는 이로써 시즌 첫 우승을 낚으며 상금 6천만원을 거머쥐었다.

지난 해 11월 하나투어 몽베르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며 당시 여자친구였던 변희진(29) 씨에게 청혼 세리머니를 펼쳤던 김형태는 2승째도 가을에 거두며 새로운 '가을 사나이'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김형태는 12번 홀(파6)까지 방두환에 1타 앞선 불안한 선두를 지켰으나 13번 홀(파3)에서 승기를 잡았다.

앞서 방두환이 약 4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보기에 그치자 김형태는 기다렸다는 듯 1.5m 거리에서 파를 지키며 2타 차로 달아났다.

이후 김형태는 방두환이 15번 홀(파5)에서 또 한번 보기를 범하며 편안하게 선두를 질주했다.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방두환이 2타 차로 쫓아왔지만 김형태는 차분히 파로 막아내며 방두환의 추격을 뿌리쳤다.

김형태는 5번 홀(파3)에서 티샷이 '이벤트 홀'인 왼쪽 '깔때기 홀'에 빠져 공을꺼내 드롭하는 위기를 맞았으나 다행히 파로 막아냈다. 5번 홀은 대회 때는 오른쪽에 위치한 정상적인 홀을 이용하지만 샷이 왼쪽으로 밀리며 깔때기 속에 빨려들어가고 말았던 것.

또 8번 홀(파3)에서는 약 20m 장거리 버디 퍼트가 성공하는 운도 따랐다.

나흘 연속 언더파를 친 김형태는 경기 내내 카메라에 모습이 잡힐 때면 남측에서 TV를 보는 부인을 의식한 듯 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형태는 "언제 다시 열릴 지 모르는 북한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 앞으로 한국 상금왕을 차지한 뒤 미국 무대로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를 끝으로 '슈퍼 루키' 김경태(21.신한은행)의 상금왕 등극이 확정됐다. 2위 강경남(24.삼화저축은행)에 1억원 앞서 1위를 달렸던 김경태는 이번 대회에 불참했으나 강경남이 공동 15위에 그치면서 남은 대회 결과에 관계없이 상금 1위를 확정지었다.

이미 신인왕도 확보해놓은 김경태는 KPGA 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김경태는 11월1일부터 아시안투어인 싱가포르오픈과 HSBC챔피언스, 일본투어인 던롭피닉스토너먼트에 3주 연속 출전할 계획이다.

또 이 대회를 끝으로 2008 시즌 시드권이 정해졌다. 2008년 코리안투어 풀시드는 상금랭킹 60위까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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