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복?? 메달 박탈 충격 불구 경기단체 상당수 관심없어

"예산없다" 도핑테스트 외면
약물복?? 메달 박탈 충격 불구 경기단체 상당수 관심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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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체전 때 도핑위반 무더기 적발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3명이 금지약물을 복용했다 메달을 박탈당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던져 주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경기단체가 예산 등을 이유로 도핑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력 향상 등을 목적으로 금지약물에 손을 댔다가 국제대회 도핑검사에서 적발될 경우 징계로 선수생활에 치명타를 입는 것은 물론 국가 이미지도 실추되는 만큼 2004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이 도핑을 강화하고 있고 국제축구연맹(FIFA)도 줄곧 반대해 온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약을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원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홈런왕' 배리 본즈(미국) 등 스타들이 약물스캔들에 연루됐고, 프랑스사이클팀인 코피디 소속 선수 4명이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현재 세계스포츠는 '도핑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도핑 사례는 그 동안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고 IOC 또는 테스트를 의뢰한 기관에만 통보되는 정도여서 도핑과 거리가 먼 것 처럼 여겨져 왔지만 실제로 금지약물에 손을 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유일한 도핑검사 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포함해 연간 의뢰건수의 1-2% 정도가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 도핑 사례와 관련해 각 경기단체의 현황을 파악한 결과 약물에 민감한 종목인 역도, 육상, 보디빌딩, 체조, 수영 등이 정기적으로 도핑검사를 받고 있지만 대회 입상자와 기록을 낸 선수들만 상대로 하는 정도인 데다 관련 예산도 빠듯하다.

복싱, 우슈 등은 지난해 처음 실시한 케이스이고 유도, 사이클, 사격 등은 국내에서 벌어진 국제대회에서만 검사했다.

이에 반해 탁구, 레슬링, 하키, 테니스, 핸드볼, 민속씨름, 양궁 등은 대한체육회 주관 테스트 말고는 자체 프로그램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레슬링협회 등은 올해부터 예산을 세워 도핑검사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그나마 다행인데, 상당수 경기 단체가 지금까지 도핑과 담을 쌓고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건당 25만원의 검사 비용이 넉넉치않은 살림살이에 부담이 되기 때문.

김명수 KIST 박사는 "초기에는 보디빌딩, 역도 등에서 양성 반응자가 많이 나왔지만 이제는 선수 인식이 확산돼 도핑 사례가 줄고 있는 실정"이라며 "문화관광부가 예산을 마련해 1년에 1천건 정도 의뢰하는 시스템이 올해부터 가동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태릉선수촌 관계자는 "1년에 두번 도핑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며 "국제대회에서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체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

입력시간 2004-02-0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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