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정말 우리만 기대했고 유력해보였던 신인왕이었나보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2020 메이저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단 한표도 받지 못했다. 나름 비공식 평균자책점 1위(30이닝 잇아)였는데도 뭐가 문제였을까.

미국 야구 기자 협회(BBWAA)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8시 2020시즌 메이저리그 신인상 득표 결과를 발표했다.

BBWAA 투표 결과
내셔널리그 신인왕에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구원투수 데빈 윌리엄스가 올랐다. 윌리엄스는 총 30표 중 14표의 1위표, 2위표 6표, 3위표 7표로 3명의 기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득표에 성공했다. 1위표는 5점, 2위표는 3점, 3위표는 1점이기에 윌리엄스는 총 95점을 받아 75점(1위표 9표)을 받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알렉 봄을 이겨 생애 한번밖에 타지 못하는 신인왕을 받았다.

윌리엄스는 올시즌 22경기에서 27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0.33의 압도적인 모습을 기록했다. 27이닝동안 삼진도 무려 53개로 거의 이닝당 2개의 삼진을 잡을 정도였다. 리그 최고 중간계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수상은 당연했다.

놀라운 것은 김광현이 단 한표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광현은 2020시즌을 8경기 7선발 39이닝 평균자책점 1.62로 마쳤다. 메이저리그에서 30이닝 이상 등판한 총 158명의 투수 중 김광현의 평균자책점 1.62는 전체 1위다(공식 1위 쉐인 비버 ERA 1.63). 세인트루이스의 팀사정상 규정이닝은 채울 수 없었지만 엄청난 기록이다.

또한 팀내 투수 중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에서 애덤 웨인라이트(1.0)에 이어 2위(0.6)에 오를 정도의 활약을 했다.

그럼에도 투표인단은 누구도 김광현에게 3위표 조차 던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세인트루이스의 경기일정 문제로 인해 선발투수였음에도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했고(40이닝 미만), 김광현이 올해 만 32세로 이미 KBO리그에서 12년이나 뛴 베테랑이라는 점 역시 ‘신인왕’을 받기엔 자격조건이 미달된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냉정하게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낮았어도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가 3.88이었다는 점, 39이닝 24탈삼진으로 뚜렷한 임팩트가 부족했다는 점 역시 아쉬웠다. 이닝당 반개 수준의 삼진을 잡아내는 투수와 이닝당 2개의 삼진을 잡는 투수(윌리엄스)의 임팩트는 다를 수밖에 없다.

신인왕 투표 결과는 0표지만 2020시즌은 김광현에게 ‘안착할 수 있을까’ 의문으로 시작했던 상황에서 2021시즌은 확고하게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선수로 신분상승을 이룬 성공한 시즌이기에 큰 의미를 가진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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