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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인연 깊은’ 팀을 상대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른다.

29일(이하 한국시간) MLB네트워크에 따르면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오는 10월1일부터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2선승제)에 나서는 선발투수를 공개했다. 1차전 선발로 김광현이 선택을 받았다. 2차전은 애덤 웨인라이트가 내정됐다.

예상을 뒤엎는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로테이션이다. 김광현의 1선발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가 가을 야구 선발에 진입한다면 ‘3선발이 적당’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예상보다 김광현은 큰 직책을 맡게 됐다. 기선제압을 해야 하는 1차전 선발을 꿰찼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잘 던져줬다"며 짧고 굵게 설명했다.

김광현은 샌디에이고와 처음 만나지만, 인연은 한 차례 있었다. 그리 좋은 인연은 아니었다.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빅리그행을 꿈꾸던 김광현은 포스팅 비용 200만달러에 단독 협상권을 얻은 샌디에이고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예상보다 적은 액수였지만, 당시 김광현의 소속팀인 SK 와이번스는 응찰액을 수용했다. 약 한 달간 양 측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며 김광현은 SK와 재계약을 택했다.

샌디에이고는 김광현 측에 연평균 보장액으로 고작 100만달러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한 차례 좌절된 김광현이지만, 그로부터 6년 뒤인 2020년 빅리그에 재도전한 끝에 세인트루이스와 2년 보장 800만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토록 원하던 꿈을 이룬 김광현이다.

그리고 화려하게 데뷔 첫 해를 보내고 있다. 김광현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로 맹활약했다. 선발등판한 경기로만 살펴보면 평균자책점은 1.42로 더 떨어진다. 여기에 팀이 가을 야구 진출에 성공하며 김광현은 빅리그 첫 시즌에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하는 영광을 안았다.

경사가 겹쳤다. 김광현이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깜짝’ 낙점된 것. 빅리그 진출 첫해 가을야구 직행에 1선발 기회까지. 재도전 끝에 빛을 본 김광현이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었다.

김광현은 안 그래도 중압감에 어깨가 무거운데 자신을 6년 전 한 차례 뒤흔들었던 팀을 상대한다. 팀의 운명이 손에 달린 만큼 이러한 사연이 크게 눈에 보이겠냐만은, 이러한 상황에서 호투를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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