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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에서의 7년을 마무리하자 덕아웃의 동료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추신수는 경기 후 “못 잊을 하루”라며 번트 안타 하나만 치고 교체아웃된 이유를 설명했다.

텍사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서 8-4로 승리하며 2020시즌 최종전을 마쳤다.

이날 경기 선발라인업에는 놀라운 이름이 보였다. 바로 추신수가 1번 지명타자로 나선 것. 지난 8일 경기 중 슬라이딩을 하다 손목 부상을 당해 20일간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추신수는 최종일에 극적으로 선발명단에 합류했다.

추신수는 휴스턴의 선발 채이스 데 용의 초구를 지켜본 후 2구째 93.8마일짜리 포심패스트볼이 들어오자 그대로 3루방면으로 번트를 갖다댔다. 추신수는 살기위해 전력 질주를 했고 3루수가 잡아 1루로 맨손으로 던졌다. 추신수는 엄청난 전력질주를 한 끝에 세이프가 됐다. 하지만 세이프가 되는 과정에서 추신수의 왼발이 베이스를 불안정하게 밟았고 추신수는 넘어졌다.

곧바로 주저앉은 추신수의 표정은 복잡미묘했다. 부상을 또 당한 것인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추신수는 곧바로 교체아웃됐다.

추신수가 들어오자마자 모든 동료들은 기립박수를 쳤고 추신수는 하나하나 포옹을 하며 자신을 위해 박수쳐준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렇게 7년 1억3000만달러 장기계약이 종료됐다.

경기 후 추신수는 자신이 왜 번트안타만 치고 교체됐는지 설명했다. “병원에서는 4~6주가 걸리는 부상이라고 들었다. 아마도 경기를 뛰는 것이 바보같은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배트도 제대로 쥘 수 없었다”면서도 “그래도 야구를 정말 사랑하고 뛰고 싶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결국 추신수는 경기에 나올 몸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마지막경기에 모습을 드러내며 텍사스와의 마지막을 고한 것이다.

심지어 자신은 대타를 생각했지만 크리스 우드워드가 선두타자로 나설 것을 고집했다고. “우드워드 감독은 내가 줄곧 리드오프로 뛰어왔기에 리드오프로 마무리해야한다고 말했다. 감독님은 정말 나를 1번으로 올리고 싶어했다.그렇게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경기이지만 특별하게 추신수의 아내부터 자녀까지 가족들이 모두 관중석에서 추신수의 경기를 지켜봤다. 추신수는 “타석에 들어선 뒤 전광판을 보는데 가족들의 모습이 잡혀 깜짝 놀랐다. 존 다니엘스 단장이 나를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한거 같다. 감사하다”고 말하며 가족방문도 전혀 몰랐음을 말하기도 했다.

결국 감독과 단장의 배려 덕에 추신수는 최고의 텍사스 고별전을 치르게 됐다. 추신수는 “오늘 하루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텍사스에서의 마지막이 좋은 추억으로 남게됐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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