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2경기동안 믿었던 체인지업과 커터에 발등을 제대로 찍힌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의 상징과도 같은 체인지업, 그리고 2019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커터는 지난 2경기 부진의 역적과도 같았다.

하지만 6일(이하 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패스트볼 구속은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바로 이 체인지업과 커터가 극적인 반등을 보였다.

행여 이 경기마저 부진했다면 정말 ‘먹튀’ 논란을 피할 수 없던 류현진은 체인지업과 커터가 살아나며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AFPBBNews = News1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동안 총 84구를 던지며 무실점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을 기록했다. 팀은 2-1로 승리해 3연패를 끊고 류현진은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8.00에서 5.14로 내려갔다.

이날 가장 눈부셨던 것은 체인지업이었다. 1회 마지막 타자였던 마르셀 오수나를 상대로 완벽하게 제구된 바깥쪽 낮은곳 체인지업이 삼진으로 잡힌 이후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춤은 췄다. 8탈삼진 중 6탈삼진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져 얻어낸 것일정도였다.

이날 류현진은 총 84구 중 체인지업을 32개를 던져 각 구종 중 가장 많이 던졌다. 그만큼 스스로도 체인지업에 의존할 정도로 좋았다.

또한 커터 역시 뛰어났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꺾이는 커터는 우타자를 상대로 백도어성으로도 잘 들어갔고 땅볼을 유도하는데도 효과적이었다. 류현진 스스로도 경기 후 “지난 경기보다 체인지업, 직구, 커터 등이 좋아졌다”며 흡족해했고 MLB.com은 “엘리트 체인지업”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실제로 통계로도 체인지업과 커터의 반등이 눈에 띈다. 지난 2경기에서 류현진은 총 55개의 체인지업을 던져 2할9푼4리의 피안타율과 4할7푼1리의 피장타율을 기록했다. 가장 안타를 많이 맞은 구종(5피안타)이기도 했다. 커터는 피안타율이 3할6푼4리, 피장타율이 6할3푼6리에 달했다. 커터로 인해 2루타를 무려 3개나 내줬었다.

모든 구종 중 피안타가 가장 많은 구종이 체인지업과 커터였던 것. 하지만 오히려 이 두 구종이 놀라울 정도로 반등하면서 류현진은 지난해 평균자책점왕과 같은 모습을 되찾았다.

세 번째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첫 경기는 긴장해서, 두 번째 경기는 변명없이 그냥 부진했다. 만약 세 번째 마저 내용이 다르지 않다면 심각하게 위기론이 대두될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했다는 오명까지도 가능했다. 4년 8000만달러의 거액 FA 선수로 팀중심을 잡기는커녕 흔들리게 하는 주범이라는 시선도 받을 수 있었다. 가뜩이나 올 시즌은 60경기 단축시즌으로 예년과 비교하면 1경기의 가치가 2.5경기 이상이다. 즉 류현진이 3경기 연속 부진하면 8경기를 내리 부진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받을뻔 했다.

하지만 가장 문제였던 구종이 완벽하게 반등하면서 류현진은 ‘FA먹튀’ 오명을 일단 씻을 수 있게 됐다. 지속적으로 이런 모습을 보여여만하는 류현진이다.

ⓒAFPBBNews = News1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