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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류현진의 자랑이자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구질인 체인지업이 무너졌다. 2회부터 4회 2점홈런까지 모두 체인지업이 통타를 당하면서 류현진은 개막전보다 더 최악의 투구를 선보이고 말았다.

류현진은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5실점 9피안타 1볼넷 5탈삼진의 매우 부진한 투구를 보이며 패전 가능성을 안고 강판됐다.

지난 25일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3실점이라는 부진한 투구를 선보인 류현진에게 이번 등판은 토론토의 거액 에이스(4년 8000만달러, 약 957억원)로써 만회하는 모습을 보여야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1회부터 류현진은 흔들렸다. 2사까지 무난히 잡았지만 3번 스탈린 카스트로에게 무려 12구나 던지는 ‘투구수 테러’를 당한 것. 게다가 12구를 던지고도 끝내 안타를 내줬으니 류현진 입장에서는 진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2회에도 카터 키붐을 상대로 무려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고 힘이 빠져 2사 2,3루의 위기를 줬지만 또 힘겹게 무실점으로 막았다.

결국 3회부터 무너졌다. 류현진은 애덤 이튼과 카스트로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후 2사까지 잡고도 커트 스즈키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내주며 1-2 역전을 허용했다. 4회에는 키붐에게 초구 안타를 내준 후 마이클 A. 테일러에게 중앙 담장 넘어가는 2점홈런을 맡고 말았다. 5회에도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내줬고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에게 담장에 맞는 적시 2루타를 내주며 류현진은 강판 될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실패 요인은 결국 체인지업이었다. 2회 키붐에게 내준 볼넷부터 결정구 체인지업이 볼넷을 내줬고 이후 빅터 로블레스에게 내준 안타도 체인지업이 맞아나갔다. 3회 이튼과 카스트로에게는 둘 합쳐 공 3개만에 2안타를 줬는데 이 역시 모두 체인지업이 통타당하며 1,2루 득점권 기회를 내줬고 결국 스즈키가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4회 키붐에게 초구만에 체인지업이 통타당했고 A. 테일러에게 내준 2점홈런마저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들어갔기 때문이다. 결국 4회까지 맞은 7안타 중 5개의 안타가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졌다가 맞아나간 것이다. 워싱턴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만 노리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였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원래 류현진의 상징이며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최고 구질 중 하나였다. 지난해 팬그래프닷컴의 100구당 구종가치에서 2.99를 기록해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데뷔시즌이던 2013년에도 전체 2위를 기록했던 것이 바로 체인지업. 그만큼 류현진의 ‘필살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 체인지업이 오히려 안타를 허용하는 구질이 되다보니 이날 경기는 매우 어렵고 힘들게 진행될 수 밖에 없던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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