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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미국프로야구(MLB)의 개막이 연기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야구가 개막하지 못하는 것에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품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을 넘어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마이너리거 선수들과 드래프트를 기다리던 신인 예정자들이다. 오히려 메이저리거들은 ‘야구를 늦게할뿐’ 경제적 타격은 전혀 크지 않다.

미국 NBC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애덤 웨인라이트가 '세인트루이스 산하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써달라'며 아내 제니와 함께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위한 단체 '모어 댄 베이스볼'에 25만달러(약 3억700만원)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왜 웨인라이트는 기부를 미국 사회가 아닌 마이너리거들에게 했을까. 미국 야구의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기부를 받은 모어 댄 베이스볼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마이너리그가 개막해야 1170∼1650달러의 월급을 5달 동안 받는다며 코로나19로 개막이 연기되면 마이너리거를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개막이 되어야 돈을 받는데 개막이 되지 않으니 가뜩이나 급여가 짜기로 유명한 마이너리그의 선수들은 당장 생계를 위협받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마이너리거 투수 타일러 시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의 급여명세서를 공개하며 1년에 세후 8216.58달러(약 983만 1137원)을 받았음을 알리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전용기에 상상도 못한 금액을 받는다. 하지만 마이너리거 시절에는 ‘눈물 젖은 빵’을 먹는 시스템으로 인해 이렇게 야구가 중단되면 마이너리거 선수들이 고생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마이너리거 선수들은 생계를 위해 배달 알바를 한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올해 6월 신인 드래프트를 기다리던 선수들도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스카우터들이 드래프트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드래프트 직전의 모습이다. 미국은 3,4월 봄에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많은 대회가 열려 선수들은 이때 자신들의 기량을 보여준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3,4월 대회가 모두 취소되면서 자연스레 신인들 역시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스카우터들 입장에서는 하루가 다른 어린 선수들을 지난해의 모습만 보고 뽑기는 무리가 있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예정보다 한 달 늦춰서 7월에 신인 드래프트를 열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현격히 떨어지면서 신인을 뽑아도 계약금 등을 추후지급하는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황당한 노릇.

이처럼 마이너리거와 신인들은 피해를 보지만 정작 메이저리거들은 당장 생계에 위협을 받지는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리그의 최저연봉은 56만 3500달러, 한화 약 6억 9000만원이다. 메이저리그에 갓 데뷔한 신인도 7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을 정도로 많은 급여가 보장되기에 생계에 전혀 무리가 없다.

야구가 중단되면서 가진 자는 피해를 덜 보지만 못 가진 자가 더 피해를 보는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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