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02시즌을 앞두고 박찬호는 5년 6500만달러의 당시 초대형 계약으로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이 계약이 성공적이었는지 아니었는지를 떠나 이 계약은 규모면이나 아시아 선수에 대한 대우 등을 봤을 때 역사적인 계약이었다.

그리고 이제 18년이 지나 류현진이 FA에 나선다. 박찬호와 마찬가지로 류현진 역시 LA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7시즌을 뛴 후 생애 첫 FA를 경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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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시즌 종료 후 LA다저스와 포스팅 계약을 통해 체결한 6년 3600만달러의 계약이 종료된 류현진은 FA시장에 나오려 했다. 하지만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으며 1년 179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당시 몸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던 류현진이기에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FA에 나올 경우 그를 영입할 때 붙는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과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등으로 인해 낮은 몸값이 예상됐기에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생이 한번 받는 것이기에 이번에 얻은 FA자격은 완전무결한 순수 FA다. 미국 내에서만큼은 어딜 가도 반대급부가 없다.

여기에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FA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때는 아마 최소 사이영상 투표 3위내에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인 게릿 콜을 제외하곤 투수 최대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류현진이 내년이면 만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라는점, 그동안 부상 경력이 많았다는 점, 빠른 구속을 가진 선수가 아니기에 나이에 의한 구속 하락때 잘 대처할지 걱정이 된다는 점이 약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렇기에 2019시즌 맹활약에도 1억달러 계약을 넘기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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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인절스, 텍사스 레인저스, LA다저스 등 여러 팀들이 후보군에 이름올리고 있고 류현진의 에이전트가 그 악명높은 스캇 보라스라는 점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금액을 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단 2002년 박찬호가 맺었던 한국인 투수 최고 계약인 5년 6500만달러를 18년만에 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당시 박찬호는 대약물의 시대에 5년연속 13승이상을 달성했고 FA직전 2년은 200탈삼진을 연속해서 넘기기도 했다. 나이도 만 29세를 앞뒀기에 텍사스는 박찬호를 역대급 계약으로 영입했었다.

류현진의 경우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6500만달러 이상의 계약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무리 못해도 올해 받은 1년 1790만달러 이상의 연봉은 챙기지 않겠냐는 것이다.

경제지 포브스는 최고주가를 달리던 지난 7월 류현진이 3년 70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외에 여러 외신도 최소 연봉 2000만달러는 넘기지만 나이와 부상 경력으로 인해 긴 계약기간을 안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

결국 류현진은 3~4년 계약 수준에 연봉 2000만달러가는 넘는 최소 5~6000만달러에서 최대 1억달러가 안되는 수준의 계약을 받지 않겠냐는 예상이 가장 신빙성 있다. 이 경우 박찬호의 총액 6500만달러 계약을 넘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무려 18년이 됐음에도 아직도 깨지지 않은 한국 투수 역대 최고 계약 규모를 류현진이 넘길 수 있을까. 새삼 18년전 박찬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고 당시 얼마나 큰 계약을 받았는지 류현진을 보며 체감할 수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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